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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당장 해고해버려

오늘 인사팀에 면접이 있다던 일이 떠올랐다. 정욱은 불합격한 면접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이력서를 버리려는데 성연신이 그를 불렀다.

“잠깐.”

익숙한 이름을 들은 성연신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이력서를 보았다.

상업 빌딩 맨 꼭대기 층에 있는 단독 사무실, 인사팀 매니저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면접자들의 정보 자료를 대표 사무실의 비서 실장에게 건넸다.

정욱은 자료를 받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인사팀 매니저는 까치발까지 하며 들여다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돌아섰다.

“심지안 씨에 대해 좀 알아봐.”

성연신이 싸늘한 얼굴로 분부했다.

“네,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일 처리가 빠른 정욱은 십 분도 채 안 되어 심지안의 정보를 찾아냈다.

“대표님, 심지안이라는 사람 정말 있더라고요. 그런데 1차에서 떨어졌어요.”

성연신은 길고 말끔한 손가락으로 잔뜩 구겨졌던 이력서를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이분 경력으로는 1차에서 떨어질 리가 없겠는데.”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정욱이 이력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프랑스어 C2 등급이면 필기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리가 없어요.”

프랑스어 C2 등급을 딴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30대지만 심지안은 기껏해야 24살 정도 돼 보였다. 그녀처럼 젊고 유능한 인재야말로 보광 그룹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존재였다.

성연신은 손가락으로 리듬 있게 테이블을 톡톡 치며 뭔가 고뇌에 빠진 듯했다.

‘이 세상에 정말 이런 우연이 있다고?’

어떤 사람은 평생에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데 그와 심지안은 안 지 나흘 만에 부부가 되었고 심지어 그녀가 보광 그룹에 면접까지 보러 왔다. 정말 아무런 목적도 없단 말인가?

정욱은 성연신의 옆에서 수년간 일해왔지만 여전히 그의 생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대표님, 한번 자세히 알아볼까요?”

“응.”

성연신은 깍지를 낀 손을 가슴 앞에 내려놓고는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면접에 왜 불합격했는지도 알아봐.”

...

오후 4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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