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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승하가 문자를 보내왔다.

[당신이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게 아니야. 난 당신이 위험해질까 봐 그래.]

[약속할게. 이틀 뒤에 꼭 돌아갈 거니까 화내지 마. 응?]

그녀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그의 문자에 답장을 보냈다.

[알았어요. 집에서 기다릴게요.]

그녀는 확실히 그한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를 따라 Y국으로 간다면 그의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의 발목을 잡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바꾼 서유는 이승하가 답장을 보낸 걸 확인하고 나서야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잠시 후, 그녀가 지현우의 부모님을 찾아가려는 찰나 조지가 원장실로 들어와 그녀에게 USB를 건네주었다.

“이건 케이시 집 영화관에서 찾은 거예요. 안에는 언니가 현우 씨한테 남긴 영상이 들어있어요. 아직 언니의 모습을 본 적이 없죠? 받아요.”

눈시울이 붉어진 조지를 보니 아마 계속 울고 있었던 것 같았다. 조지는 특히 이 영상을 보고는 더 슬프게 울었다.

언니의 영상이라는 말에 서유는 가슴이 아팠고 손이 떨렸다.

주서희는 컴퓨터를 내어준 뒤 정가혜와 함께 원장실을 빠져나왔다.

잠시 후, 서유는 컴퓨터에 USB를 꽂은 뒤 동영상을 클릭했고 이내 모니터에 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때의 김초희는 이미 병든 상태였기 때문에 피부색이 칙칙하고 근육도 위축되어 사진만큼 아름답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픈 와중에도 단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카메라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

화장도 하고 옷까지 정성껏 골라서 입은 그녀의 모습을 보니 아마 지현우에게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고 싶었던 것 같았다.

예전에 그녀도 곧 세상을 떠날 것을 알았을 때 늘 화장으로 창백한 얼굴을 가렸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기고 싶었었다.

언니가 지현우의 이름을 부를 때부터 그녀는 언니가 지현우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서유는 언니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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