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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점잖은 지강현의 얼굴에 어둠이 드리웠다.

“내 아들의 시신을 어디에 묻을지 의논하고 있을 뿐인데 미움을 산다니?”

어쩐지 서유 이 아가씨가 단호하게 말을 하더라니. 이제 보니 이씨 가문이라는 세력을 믿고 있었던 거야. 그러나 이런 배짱은 결국 남자가 준 것이겠지.

지강현은 내심 서유를 얕잡아봤다. 김초희처럼 신분도 배경도 없이 현우에게 빌붙어 평생을 괴롭히고 죽어서까지도 사람들을 못살게 굴면서 현우의 목숨까지 빼앗아 간 그런 여자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런 속셈을 눈치챈 서유였지만 그녀는 온통 다른 데 신경을 쓰고 있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잘 생각해 보시고 4시간 후에 답을 주세요.”

4시간 후면 이승하의 비행기가 Y국에 도착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녀는 Y국으로 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지현우는 지강현의 아들이다. 그가 자신의 아들을 데려가는 건 사실 서유의 동의가 없어도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아들의 유언 때문에 서유를 이리로 불러 통보하려 했었다.

마지막 유언을 서유에게 한 것이니 그녀가 동의하면 좋겠지만 동의하지 않더라도 강제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근데 서유가 곧 이승하의 아내가 될 사람이라니. 일이 좀 까다롭게 되었다.

지강현은 심혜진에게 이 상황을 알리고 그녀한테 결정하라고 하였다.

“김초희를 공동묘지에 묻고 우리 집안의 며느리로 인정하든지 아니면 JS 그룹의 안주인과 맞서 현우를 강제로 데리고 가든지. 당신이 결정해.”

서유가 이승하의 약혼녀라는 말에 심혜진은 한동안 말이 없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저 여자가 이승하의 약혼녀라는 말이에요?”

지강현은 짜증 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냥 별 볼 일 없는 여자인 줄 알았는데 이승하의 약혼녀일 줄이야.”

심혜진은 눈물을 닦으며 손을 약간 떨었다.

“저 여자와 김초희가 누구의 딸인지 알아요?”

그는 그런 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저들이 누구의 딸이든 그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와는 확실히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그녀와는 관계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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