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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한편,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어 있던 이연석은 손을 맞잡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얼굴이 굳어졌다.

가까스로 가라앉은 분노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하늘을 찔렀다.

심형진과 헤어지라고 했는데 헤어지기는커녕 이리 떡하니 손을 잡고 그 앞에 나타나다니. 참 대단한 여자다.

심형진은 사람들 속에서 구석진 소파에 앉아 희미한 불빛에 가려져 있는 이연석을 정확히 찾아냈다.

“이연석 씨.”

그는 그녀를 끌고 가까이 다가가 이연석의 앞에 우뚝 섰다. 이연석의 신분과 배경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듯했고 옆에 있는 명문 가문의 도련님들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시는 내 여자 친구 귀찮게 하지 말아요.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요?”

심형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연석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파 위의 남자는 턱을 치켜든 채 하찮은 표정으로 심형진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쪽 집안 세력으로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날 감옥에 가두어 두기라도 할 건가?”

심형진은 말문이 막혔다. 맞는 말이었다. 이씨 가문의 사람을 누가 건드릴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집안 배경이 당신보다 못한 거 맞아요. 하지만 모든 일은 이치를 따져야 하는 거예요.”

“가혜가 내 여자 친구인 걸 뻔히 알면서도 가혜한테 이러는 건 경우가 아니죠.”

“기본 예의도 없는 사람이 집안 배경이 좋으면 뭐 합니까?”

“부도덕하고 교양도 없는 사람이...”

거침없이 질책을 쏟아내는 심형진을 보며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누구야? 간도 크네. 감히 이연석한테 교양이 없다고 하다니.”

“글쎄. 대단한 용기야. 이연석을 저렇게 꾸짖는 걸 보면. 감탄스러워.”

“감탄은 무슨. 죽고 싶어 환장한 거겠지. 연석아, 가만히 내버려둘 거야? 혼내줘야지.”

한편, 단이수는 아무 말도 없이 옆에 있는 이연석을 흘겨보았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술잔을 잡은 손까지 떨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그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단이수는 깊은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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