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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전화 너머로도 느껴지는 위협에 황종우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그는 원래 이 건물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박 빚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하고 지금은 계좌에 겨우 4억이 전부였다.

여기에 고해가 지불한 30억에 왕종서가 준 50억을 더하면, 84억이 현 잔액이었다. 그런데 계약을 해지하려면 총 6억이 모자랐다.

“고 선생님, 저 돈 있어요!”

황종우가 침착한 목소리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좀 전에 삼죽문 왕 문주님께서 100억에 무조건 이 사무실을 임대하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승낙했어요. 고 선생님께 너무 죄송하지만, 저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대신 90억을 한 번에 드리진 못해도 84억은 바로 드릴 수 있어요. 나머지 6억은 왕 문주님이 잔금을 치르면 바로 보내드릴게요!”

이 모든 것은 황종우의 욕심이 불러일으킨 화였다. 그가 염구준의 심기를 거스르지만 않았어도, 일은 이 지경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자업자득, 고해는 속으로 황종우를 욕하며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리고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왕종서가 끼어든 거면 너도 어쩔 수 없었을 테니, 일단은 넘어가 주도록 하지. 대신 지금 가지고 있는 84억은 바로 보내. 그리고 남은 6억도 30분 안에는 내 계좌에 찍혀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알지?”

그 말을 들은 황종우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허공에다 대고 연신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지체 없이 통화를 마무리하며 계좌에 있는 돈 84억을 곧바로 고해에게 이체했다. 이제 그의 계좌엔 나머지 자투리 돈 2천만 원이 전부였다.

그리고 이어서 다급히 왕종서에게 연락을 넣었다.

“왕 문주님, 제가 간신히 고해 선생님과 계약을 파기했어요. 이제 잔금 보내주셔도 돼요!”

고해와 상황을 마무리했다는 얘기를 들은 왕종서는 속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건물 임대는 취소하도록 하겠다!”

그는 애써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삼키며 차갑게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우리가 언제 정식으로 계약한 적 있어? 설령 계약했다고 한들 어쩔 건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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