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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다음날, 퇴근한 후 한지영이 찾아와 임유진은 그녀를 데리고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으로 향했다.

“어제 강지혁이랑 그렇게 가고 나서 별일 없었어? 뭐라고 안 해?”

한지영은 주문하고 나서 곧바로 그녀에게 물었다.

임유진은 잠깐 망설이더니 물을 한잔 들이키고 말했다.

“다시 시작하재.”

“뭐?”

한지영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시 시작하자 했다고? 그러니까... 다시 사귀자고 했단 말이지?”

“응.”

한지영은 눈을 부릅뜨며 발끈했다.

“이제 와서? 헤어지자고 할 때는 언제고 왜 이제 와서 다시 사귀고 싶은 건데?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생각 안 한대?!”

아무리 뒤에서라도 강지혁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한지영뿐일 것이다.

임유진은 씩씩거리는 그녀의 표정이 어쩐지 웃겨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우중충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러게.”

“그래서 너는?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

임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다시 시작할 일은 아마 영원히 없을 거야.”

그때 직원이 다가와 음식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임유진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없이 식사하기 시작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화를 내던 한지영은 그녀의 대답을 들은 뒤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너 정말 강지혁 이제 안 좋아해?”

강지혁과 막 헤어질 당시 임유진은 옆에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힘들어했었다.

그런데 고작 몇 개월 사이에 그 감정을 다 내려놓았다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응.”

임유진은 대답하고는 다시 음식을 입에 넣었다.

“그래서 강지혁은? 네가 거절한 거로 무슨 짓 하지는 않았어?”

“응 일단은 아무 짓도 안 했어.”

한지영은 걱정이 되었다.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노릇이었다.

강지혁 같은 남자는 임유진이 싫다고 해도 분명히 갖은 수단을 다 써서 그녀를 곁에 두려고 할 테니까.

“내 걱정 안 해도 돼. 이제는 무슨 짓 당할 것도 없어. 내가 가진 게 뭐가 있다고.”

말 그대로 그녀는 더 이상 잃을 게 없었다.

그리고 잃을 게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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