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연우 씨를 만나러 왔어요.”“하연우 씨요?”경비원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고 뒤에 서 있던 또 다른 경비원이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흠칫하던 서준영은 또다시 입을 열었다.“네, 하연우 씨요.”경비원은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피식 웃으며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우리 대표님은 무슨 일로 찾아요?”“대표님?”서준영은 혼자 중얼거렸다.‘하긴, 하연우는 하씨 가문의 딸이고 하씨 가문의 지사라면 그녀가 회사 대표겠지.’“당신네 대표님이 날 여기로 불렀어요. 이젠 들어가도 될까요?”서준영은 말하면서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러나 경비원이 손에 든 막대기를 그의 가슴에 가져다 대며 소리쳤다.“이봐요! 누가 들어가도 된다고 했어요? 우리 대표님께서 당신을 이곳으로 불렀다고요? 그쪽 궁상 맞은 꼬락서니를 한번 봐봐요.”“우리 대표님을 찾아오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없이 많아요. 당신이 뭔데요?”“자자, 저쪽을 한 번 봐봐요. 다들 우리 대표님을 만나러 온 사람들이라고요. 우리 대표님의 남자친구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남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렸다. 백여 명의 남자들이 경비원에 둘러싸인 채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네 대표를 만나러 왔어! 내가 남자친구라고!”“남자친구는 개뿔! 내가 진짜 남자친구야! 나와 하연우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어.”“내가 바로 남편이야!”...그 광경을 본 서준영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편, 경비원은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래도 우리 대표님을 만날 거예요? 만나고 싶으면 저쪽 가서 줄 서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난 저들과 달라요. 난 하씨 가문에서 투자한 회사의 대변인이라고요!”“푸하하!”순식간에 두 경비원은 큰 소리로 웃었다.“뭐요? 대변인? 당신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렇게 궁상맞은 옷차림을 한 가난뱅이가?”“이유가 참 새롭군. 그러나 이곳으로 들어가는 건 어림도 없어요.”서준영의 안색은 점점 어
‘퍼억!’서준영은 경비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코피가 터진 경비원은 몸 전체가 뒤로 날아가더니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 옆에 있던 또 다른 경비원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는 소리치며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런 젠장!”‘퍼억!’서준영은 깔끔하게 주먹을 날렸고 경비원은 눈이 새파랗게 멍이 든 채로 땅에 주저앉았고 멍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깜빡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한소현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보며 가슴을 손에 얹은 채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당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가까이 오지 말아요! 더 가까이 오면 소리칠 거예요!”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소현 비서님, 긴장하지 말아요. 난 당신한테 관심 없으니까.”그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소현은 바로 화를 벌컥 냈다.‘뭐라고? 나한테 관심 없다고? 이 한소현도 용진에서 알아주는 미인이란 말이야!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나한테 목매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서준영 이 인간이 나한테 관심이 없다고? 진짜 자존심 상하네!’한소현은 서준영을 노려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고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몸을 돌려 빌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 서준영은 이내 달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소현 비서님, 병원에 가서 가슴 검사 한번 해봐요.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그 말에 한소현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서준영을 쳐다보며 소리쳤다.“서준영 씨! 미쳤어요? 지금 감히 내 가슴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어디 한번 말해봐요? 무슨 문제가 있는지? 크기가 작은 거예요? 아니면 가슴이 처졌어요? 아니면 부드럽지 않은 거예요? 한번 만져볼래요?”“당신 같은 변태들 나 많이 봤거든요! 징그럽고 천박한 사람들!”한소현은 말하면서 가슴을 쭉 폈고 그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지나가던 남자 직원들이 침을 흘리며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나 갑자기 한소현은 오른쪽 가슴이 약간 부풀어
그 말을 들은 서준영은 내심 감동했다! 한편, 회사의 주주들과 임원들은 하나같이 안색이 굳어졌다.그러나 그들은 하연우를 반박하지 못하였다. 어찌 됐든 그녀는 하씨 가문의 딸이었고 하석진이 가장 아끼는 손녀딸이었으니까. 조선시대의 공주와 다름없었다. 바로 이때, 회의실 문이 갑자기 열렸고 한 남자 비서가 당황한 표정을 지은 채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하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방금 저희가 새로 설립한 두 개의 공장에 건달들이 쳐들어 와 공장을 때려 부쉈다고 합니다.”그 말을 들은 하연우는 안색이 어두워졌다.“경찰에 신고했어?”“신고했습니다. 근데 다 도망가는 바람에 범인을 잡지 못했어요.”황급히 말하는 남자 비서의 말을 듣고 하연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가 한 짓인지 알아냈어?”“아직입니다. 공장 쪽에서 전해온 소식에 의하면 건달들인 것 같다고 합니다. 그들의 배후가 누구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남자 비서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았다. 회의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싸늘하기만 했다. 하연우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내가 강운시에 투자한 프로젝트가 성공하길 원치 않는 사람이 있나 보네.’회사 주주들과 임원진들도 화가 잔뜩 나 있었다.“누구야? 감히 하씨 가문에서 설립한 공장을 부숴버리다니! 이건 우리 하 대표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거잖아!”“이번 일은 심상치가 않군. 사람을 보내 자세히 조사해서 빨리 그 배후를 찾아야 해.”“맞아. 빨리 사람을 보내 조사해야지. 다음 달에는 반드시 생산에 들어가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이미 체결한 그 계약들을 다 연기해야 할지도 몰라. 그때 가면 회사 손실은 몇억이 아니라 몇백억이 될 거야!”“근데 누구를 보내지? 상대방은 건달들이고 아마 배후에 엄청난 세력이 있을 거야. 자칫하다가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주주들과 임원진들의 말을 듣고 하연우는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고 그녀는 누구한테 이 일을 맡길지 고민하고 있었다. 만약 하씨 가문의 힘을 빌
하연우가 반응하기도 전에 서준영은 회의실을 나갔다.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하연우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왠지 모르게 누군가에 관심받고 사랑받고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 그녀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회의는 금방 끝이 났다. 회사의 주주들과 임원진들은 하나같이 서준영이 이 일을 해결할 거라고 믿지 않았다.“아가씨, 정말 서준영 씨한테 맡기실 거예요? 서준영 씨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옆에 있던 한소현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하연우는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기대어 웃음을 보이며 도도하게 입을 열었다.“준영이한테 그냥 맡길 거야. 준영이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한번 보고 싶어.”“하지만 서준영 씨가 해결하지 못한다면요? 회사 주주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한소현은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아니, 난 준영이 믿어.”갑자기 문뜩 생각이 떠오른 하연우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소현아, 가자. 나랑 같이 장 보러 가자.”“장 보러요?”한소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아가씨가 갑자기 장을 본다고? 설마 직접 요리라도 하시려는 걸까?’“응, 미리 준영이 축하해 주려고. 준영이한테는 절대 비밀이야.”하연우는 연애에 빠진 소녀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아가씨, 지금 축하하는 건 좀 이르지 않나요? 서준영 씨를 그렇게 믿어요? 서준영 씨가 아까 나한테 무례하게 굴었어요. 내 가슴에 문제가 있다면서요!”한소현은 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하연우의 뒤를 쫓아가 고자질했다. 하연우가 멋지게 뒤돌아서자 그녀의 긴 치마와 긴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녀는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한소현을 가리키며 웃었다.“가슴에 문제 있다고 했어? 그럼 정말 병원에 가서 검사해봐. 네 가슴이 워낙 커서 쉽게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네?”한소현은 흠칫하더니 이내 얼굴이 붉어졌다.“아가씨, 지금 나 놀리는 거예요? 제 가슴이 뭐가 커요? 아가씨에 비하면 작은 편이거든요...”...한편, 회사를 나온 서준영은 고민 끝에 임현우의 생각이
‘퍼억!’한 발로 문을 걷어차고 들어간 서준영은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룸 안에는 십여 명의 남녀가 서로 껴안고 있었다. “이런 젠장! 어떤 놈이야? 감히 우리 방문을 걷어차고 들어와? 죽고 싶어?”그중 술에 잔뜩 취한 건달은 금목걸이에 가죽 재킷, 스키니진 차림으로 로퍼를 신고 있었고 손에는 담배를 낀 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서준영을 향해 소리쳤다.서준영은 두말없이 테이블 위에 놓인 맥주병을 집어 들고 그놈의 머리를 내리쳤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맥주병은 산산조각이 났고 빨간 피와 술이 섞여 사방으로 튕겼다.순식간에, 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몸을 훤히 드러내고 있던 여자들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젠장! 감히 우리 애들을 때려? 죽고 싶은 거야?”그 순간, 일곱 여덟 건달들이 맥주병을 집어 들고 서준영의 머리를 내리쳤다.그런데 한 줄기의 검은 그림자가 갑자기 서준영의 등 뒤에서 튀어나왔다.‘퍼억!’30초도 안 되어 건달들은 하나같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임현우는 담담하게 손을 흔들며 호통쳤다. “감히 준영 씨한테 손찌검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소파에 앉아있던 나머지 몇 명 건달들은 모두 놀라서 식은땀을 흘리며 임현우를 쳐다보았다. “현우... 현우 형님...”“다리가 부러진 거 아니었어요? 어떻게 또다시 일어설 수가 있지?”그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눈앞의 임현우의 모습은 다리가 부러진 사람 같지 않았다. “내가 아직까지 형님이긴 해? 당장 무릎 꿇어!”임현우는 건달들의 뺨을 내리쳤고 건달들의 얼굴은 퉁퉁 부어올랐다. 몇몇 건달들은 재빠르게 무릎을 꿇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내 서준영이 앞으로 걸어 나와 담담하게 소파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테이블 위의 담배를 집어 들고는 불을 붙이고 몇 모금 피웠다. 그러고 나서는 겁에 질린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박상철을 차갑게
강운시에 있는 한 단독주택 안. 기석주는 거실 소파에 앉아 부하들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어르신, 공장 두 개를 다 부숴버렸습니다. 애들이 빨리 현장을 빠져나왔기 때문에 꼬리가 잡히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지금쯤 그쪽에서 매우 급할 것입니다.”한쪽에 앉아 있는 민머리 남자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기석주는 다리를 꼰 채 시가를 입에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애들한테 며칠 동안 조용히 지내라고 해. 바람이 잦아지면 축하 파티를 해줄 것이야.”걱정가득했던 기석주는 그제야 한시름 놓게 되었다. 어찌 됐든 하씨 가문의 공장을 부쉈으니 만약 누군가가 잡히기라도 해서 그의 이름을 털어놓는다면 이번 생은 끝장나는 것이었다. “네.”민머리 남자가 대답했다. 바로 이때, 부하 한 명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어르신, 밖에 서준영이라는 놈이 찾아왔습니다.”“서준영? 그놈이 여긴 웬일이야?”기석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들어오라고 해.”이내 서준영은 임현우를 데리고 들어왔다. 임현우의 다리가 다 나은 것을 보고 기석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임현우, 다리가 다 나은 거야?”임현우는 기석주를 향해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입을 열었다.“준영 씨 덕분입니다. 준영 씨가 제 다리를 치료해 줬어요.”기석주는 웃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서준영을 쳐다보았다. “서준영 당신의 의술이 정말 대단하군. 부러진 다리를 다 치료하다니. 여긴 무슨 일로 온 것인가?”서준영은 기석주의 맞은켠에 앉은 뒤 차갑게 물었다.“하연우의 공장을 당신이 부숴버린 건가?”그 말에 기석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서준영,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라고 했어! 당신이 주 사장과 친분이 있다고는 하나 난 이미 진작부터 주 사장과 왕래가 없었다고. 주제 파악되었다면 당장 여기서 나가.”그 말이 끝나자마자 기석주의 옆에 있던 민머리가 말없이 일어나 목을
쳐들어온 사람들을 본 임현우가 서준영의 뒤로 가더니 주먹을 쥐고 큰 소리로 외쳤다."거기서 한 발자국이라도 더 움직이면 너희는 다 죽은 목숨이야!"목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별장 전체에서 메아리가 들려왔다.손에 칼을 든 무리는 임현우의 얼굴을 보고는 서로 눈치만 살피며 덤벼들지 못했다. 그 모습에 기석주가 무리를 향해 말했다."뭘 무서워하고 있어. 찔러. 저 새끼들 찌른 사람한테는 2천만 원을 보상으로 주겠다."기석주의 말은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줬고 이내 그들은 결심한 듯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임현우도 그 모습에 주먹을 휘두르며 맞서 싸웠다. 여기저기서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비명도 들렸다.눈 깜짝할 새에 무리 중 5명이 임현우에 의해 쓰러졌다. 하지만 끝도 없이 달려드는 무리에 임현우도 이대로는 안 되겠는지 칼을 하나 들고는 한 사람을 인질로 삼아 천천히 서준영의 뒤로 다가갔다."준영 씨, 여기는 내가 맡을 테니 먼저 가십시오."그에 서준영이 임현우를 쳐다보고는 웃으며 물었다."내가 여기서 도망가면 혼자서 이 사람들 다 상대할 수는 있고?"임현우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괜찮습니다. 버틸 수 있어요. 준영 씨를 위해서라면 이 목숨 아깝지 않습니다. 다만 저한테 무슨 일 생기면 저희 어머니 좀 부탁하겠습니다."말을 끝낸 임현우는 눈앞에서 얼쩡대는 놈 한 명을 칼로 처리하더니 마치 늑대 한 마리가 양 무리에 뛰어들 듯 다시 혼자서 싸우기 시작했다.기석주는 소파에 앉아서 차갑게 웃으며 관전했다."새파랗게 어린 새끼가 감히 날 이겨 먹으려고. 임현우 저 배신자 새끼를 내 눈앞에 데려오다니. 죽으려고 환장했군.""더 찔러! 찔러 죽여버려, 하하하!"서준영이 소파에 앉아 있는 기석주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당신 눈에는 임현우가 배신자일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꽤 괜찮은 친구야."말을 끝낸 서준영이 임현우와 무리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임현우는 현재 온몸이 피투성이였지만 여전히 두려움 따위는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서준영
기석주는 약속한 대로 똘마니들을 끌고 공장으로 가 부숴놓은 것들을 원상태로 돌려놓았다. 공장 안 직원들은 그런 그들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하연우는 그 소식을 전해 들은 후 기쁜 표정을 지으며 한소현을 향해 말했다."소현아, 봤지? 내가 그랬잖아. 서준영이 꼭 해결해 줄 거라고."한소현은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손에는 프라이팬을 든 채 소녀처럼 좋아하는 하연우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아가씨, 제가 볼 때는 서준영 씨가 운이 좋았던 것뿐이에요."그에 하연우가 그녀를 째려보고는 앞치마를 벗으며 말했다."됐고, 회사나 가자. 이제 주주들과 고위층 간부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되네.""아가씨, 정말 서준영 씨 한 사람 때문에 주주들과 척을 져야겠어요?"한소현이 다급하게 하연우를 쫓아가며 묻자 하연우가 의기양양해서 말했다."당연하지. 서준영은 내 사람이야. 내 사람을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거랑 같은 거야."하연우는 말을 끝낸 후 한소현을 데리고 차고에 세워져 있는 빨간색 페라리를 몰고 별장을 떠났다.하씨 가문 자회사 회의실.회의실 내부는 현재 주주들과 고위층 간부들로 가득 차 있었고 토론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공장 일을 진짜 서준영이 해결했다면서요?""공장에 있는 직원들 말로는 확실히 해결한 게 맞대요.""서준영 그 어리숙한 놈이 대체 무슨 수로요?"사람들 얼굴에는 의혹과 착잡함이 가득 서려 있었다. 원래는 이 기회를 통해 서준영의 대변인 자격을 박탈하고 그들이 뽑은 사람을 추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다시피 현재 그 계획은 물 건너갔다.이때, 하연우가 도도한 발걸음으로 회의실에 들어섰고 그 뒤로는 한소현과 서준영이 있었다.하연우의 등장에 모든 사람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깍듯하게 인사를 올렸다."대표님, 오셨습니까."사람들 중 상당수는 인사를 하며 도끼눈을 뜨고 서준영을 바라보았다.하연우는 인사를 받은 후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자, 혹시 아직도 서준영 씨의 대변인 자격을 의심하거나 반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