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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사실 허연우가 일을 빨리 배울수록 주현아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회사에서 인수인계 기간을 한 달로 정한 것은 일 량이 많은 데다가 학습 기간도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인수인계를 받는 사람이 업무에 익숙하고 속도가 빠르다면 인수인계 기간도 단축된다.

바로 허연우처럼 말이다. 그녀의 필사적인 학습 진도를 따르면 아마 보름 정도면 모든 일을 인수인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주현아도 일찍 회사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현아는 이런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허연우가 건강한 모습으로 일을 맡을 수 있기를 바랐다. 나중에 병이 나거나 몸이 버틸 수 없게 되면 그녀를 대신해 일을 맡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몸 건강이야말로 모든 노력에서의 밑천이라는 것이다.

이 몇 년 동안 주현아는 나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방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그녀는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몸 건강이며 나머지는 부가적인 것으로 생각했다.

이번 사직에 몸 건강이 좋지 않은 것 역시 일조했다. 그녀는 몸이 전처럼 팔팔하지 않았기에 전만큼의 업무량을 소화할 수 없다고 느꼈다.

보고서를 처리한 이후, 주현아는 허연우를 시켜 보고서를 배주한의 사무실로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허연우는 보이지 않았다.

“연우 씨? 어디 갔어요?”

여러 번 소리 쳐봤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주현아는 직접 사무실로 가려 했다.

그녀가 사무실 앞에 서서 노크하자 안에서 들어오라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주현아는 문을 열었다.

그녀가 들어갔을 때 배주한은 창문 앞에 서서 통화 중이었다. 주현아가 들어오는 모습을 한번 힐끗 보더니 다시 통화에 집중했다.

주현아는 조용히 보고서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보고할 필요가 없는 문건이므로 내려놓은 후 주현아는 물러나려 했다.

그녀가 막 문 쪽으로 걸어갔을 때 뒤에서 배주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만요.”

그의 목소리에 주현아가 걸음을 멈추고 의심스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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