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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아이들이 이 학교에 다닐 때 심윤아는 기억을 잃었었다. 하지만 약간의 익숙한 느낌은 들었다. 아이들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머릿속에는 문득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나 너무 빨리 사라진 탓에 심윤아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했다. 생각에 잠긴 그녀가 우뚝 멈춰 서자 곁에 있던 진수현도 따라 멈춰 섰다.

“왜 그래?”

진수현은 손을 뻗어 심윤아의 허리를 잡았다. 그의 신경은 전부 심윤아에게 집중된 것 같았다.

심윤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가 이렇게 대답했는데도 진수현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가자, 나도 들어가서 보고 싶어.”

심윤아는 진수현의 손을 밀어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기억은 특정한 곳에 가면 약간씩 떠오르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그녀는 충분히 즐겁게 지냈다.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번 일 때문에 진실을 알 필요성은 있을 것 같았다.

그 진실을 알게 된 결과가 기쁨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히 알았다. 그래도 그녀는 알고 싶었다.

진수현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뒤따라갔다.

안으로 들어간 심윤아의 눈길은 아이들만 쫓았다. 그렇게 그녀의 눈앞에는 점차 익숙하고도 낯선 장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려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서 심윤아는 한숨을 쉬며 천천히 시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아직 첫날이다. 이 정도 기억해 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앞으로 자주 다니다 보면 더 긴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직접 아이들 등하교를 책임지겠다고 진수현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서도 진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어머니 일을 뺏겠다는 건가?”

심윤아는 잠깐 멈칫하다가 되물었다.

“어머님 다른 일로 충분히 바쁘지 않아?”

진수현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어머니가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결혼하고부터 손주를 보는 게 유일한 소원이었어.”

“...”

이선희가 심하윤과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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