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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윤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핸드폰을 꼭 움켜쥐고 물었다.

“왜 절 도와주는 거예요?”

윤아와 강소영의 사이는 좋다고 하기도 모호한 정도였다. 둘은 진수현의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이다. 그렇다고 평소에 그다지 친하게 지내진 않았다. 후에 진수현이 강소영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더더욱. 윤아는 그때부터 되도록 소영과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그녀는 자신을 한 번도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라 생각한 적이 없기에 강소영을 증오하진 않을 수 있지만 절대로 그녀와 친구는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을 도울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소영은 윤아의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윤아 씨는 수현 씨 친구잖아요. 그러면 나한테도 친구예요. 당연히 도와줘야죠. 윤아 씨도 너무 부담 갖지 말아요. 제가 도운 것도 말하지 말고요. 그냥 수현 씨가 도운 거로 생각해요.”

윤아는 소영의 말을 듣고서야 모든 의문이 풀렸다. 그녀는 진수현 때문에 날 도운 거다. 윤아의 핏기 없는 입술은 뭔갈 얘기하려는 듯 한참을 달싹이다 멈췄다.

그때, 아버지의 심한 기침 소리와 함께 주변 사용인들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심인철 회장님, 괜찮으세요? 아가씨, 어서 병원으로 가야 해요!”

소영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아버님 괜찮으세요? 윤아 씨, 그럼 얘기는 이만하고 어서 아버지 모시고 병원으로 가요. 기사님도 곧 도착할 거예요.”

윤아의 시선은 아버지를 향했다. 그는 낯빛이 창백하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먹을 쥔 그의 손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듯 힘이 잔뜩 들어가 더욱 애처로워 보였다. 그러다 결국, 그의 주먹이 스르륵 풀리더니 그대로 맥없이 손을 툭 떨궜다. 마치 꼭 잡고 있던 희망을 버리고 차디찬 현실에 몸을 맡기듯.

윤아는 수화기 너머의 소영에게 말했다.

“소영 씨에게 신세 진 거로 할게요. 고마워요.”

“네? 아니에요. 그냥 수현 씨가 도운 거로 생각하고 어서 아버지 보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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