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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문자를 본 윤아는 고개를 돌려 진수현을 바라보고 그도 마침 윤아를 보고 있었다. 윤아는 밤하늘보다도 새까만 수현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고개를 휙 돌렸다. 그는 입술을 꼭 깨물고 수현을 못 본 체했다.

수현은 그런 윤아의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그 순간 윤아의 핸드폰이 다시 한번 진동했다.

「이리와.」

아니. 싫다.

「할머니 수술 마치시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좋아. 하지만 지금은 순순히 협조해주는 게 어때. 네가 말했잖아. 우린 협조 관계라고.」

뒤의 말에 윤아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하긴. 애초에 둘은 계약관계다. 이 모든 게 원해서 한 일인데 인제 와서 무슨 교태를 부리는 건가.

윤아는 숨을 크게 한번 들이쉬고는 천천히 발을 옮겨 그의 곁으로 갔다.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현에게 다가가는 그 한 걸음은 여전히 참 어려웠다.

윤아가 드디어 그의 곁으로 다가왔을 때 수현은 이미 얼굴이 흙빛이었다. 그는 눈앞의 윤아를 보며 기가 막혔다.

그때 갑자기 손을 뻗어 윤아의 손목을 잡는 수현.

윤아는 깜짝 놀라 그를 피하려 했지만 이미 수현에게 잡혀버린 뒤였다. 수현은 윤아의 손목을 당겨 자신 팔에 두르며 여전히 서늘한 얼굴로 말했다.

“손잡지.”

선월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윤아는 말없이 그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그를 보았다. 하지만 선월이 더 중요하기에 여기에서 그를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의 손을 잡았다.

그제야 수현은 한숨을 내쉬고 시선을 거두었다.

“잘 잡고 따라와.”

윤아는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알았어.”

가만히 앉아 기다리던 선월이 그제야 웃음을 띠며 말했다.

“화해했니?”

“네?”

“수현이 오늘 너랑 같이 안 왔을 때부터 이상하다 했어. 내가 요양원에 와서부터 너희 둘 한 번도 따로 오는 걸 본 적이 없는데 말이야.”

그 말에 윤아는 고개를 떨구고 입술을 깨물었다. 나름 잘 연기했다 생각했는데 할머님 눈은 못 속이나 보다. 할머님 앞에선 아무것도 감춰지지 않는 것 같았다. 게다가 다 알면서도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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