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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강소영은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감추는 게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윤아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자신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여전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내색해서는 안 된다.

샤워를 마친 윤아는 거실 소파에 누워있는 수현을 발견했다. 그도 지쳤는지 외투만 벗고 누워 눈을 감은 채 쉬고 있었다.

인기척에 눈을 뜨는 수현. 그는 고개를 돌려 윤아를 바라보았다. 윤아도 그를 보고 있었던 터라 두 사람의 시선이 같은 곳에서 맞물렸다. 윤아는 갑작스러운 눈 맞춤에 황급히 눈을 돌렸다.

수현은 신경 쓰지 않는 듯 담담하게 물었다.

“다 씻었어?”

윤아는 그제야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응”

“그럼 나도 씻으러 갈게.”

수현은 짧은 한마디와 함께 욕실로 향했다. 그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땐 이미 반 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수현은 마른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닦으며 방으로 향했다. 그러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 수현. 그는 침대 모서리에 걸터누워 잠든 윤아를 바라봤다. 윤아는 등에는 베개를 받치고 한 손에는 몇 페이지 읽다 만 책을 쥔 채 전등도 끄지 않고 그대로 곤히 잠들어있었다.

수현은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바닥에 툭 던져버리고 윤아에게 다가갔다. 그는 윤아의 곁에 다가가 은은한 불빛 아래의 윤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수현은 윤아의 눈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웃지 않을 때는 티 없이 맑고 차가운 느낌이 마치 설산의 샘물 같았다. 반면에 그녀가 웃을 때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가을날 어느 나른한 오후의 잔잔한 호수 같이 반짝거렸다. 이 두 모습 말고도 수현을 더욱 설레게 했던 모습이 있는데 그때 윤아의 눈을 또 다른 느낌의 매력을 발산하며 수현을 미치게 했다.

수현의 손은 어느새 멋대로 윤아의 얼굴로 다가가고 있었다. 손끝이 살짝 눈썹 뼈에 닿았다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눈꺼풀로 향했다. 미지근한 불길이 손끝으로부터 순식간에 그의 몸을 파고들었다. 수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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