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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윤아는 별로 마시고 싶은 게 없어 입꼬리를 올리면서 됐다고 말했다.

남자는 그녀의 거절에 잠시 멍해 있었다. 그때 소영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원아, 윤아 씨에게 따뜻한 우유 한잔 가져다줘.”

주원이라는 남자는 빠르게 머리를 끄덕이고는 대답했다.

“알겠어. 내가 만들어 올게. 둘이 얘기 나누고 있어.”

이 말을 하고 자리를 뜨기 전, 주원은 또 참지 못하고 윤아를 힐끗 보았다.

소영은 주원의 이런 작은 행동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주원이 간 뒤, 웃으면서 윤아에게 말했다.

“왔어요? 여기에 앉아요.”

윤아는 소영을 한눈 보고는 그녀의 맞은쪽에 앉았다.

소영은 윤아의 차림새를 훑어보며 조용히 말했다.

“주원이는 내가 해외에서 알게 된 친군데 성격이 아주 시원시원해요. 귀국하고 나서 이 카페를 차렸죠. 비록 아주 큰 포부는 없지만 편하게 살고 있어요. 게다가 감정에 되게 진지하고 여자 친구에게 제법 다정한 편이에요.”

여기까지 말하고 소영은 잠시 멈칫하며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어갔다.

“수현 씨와 이혼하고 만약 좋은 남자를 만나기 어렵다면 주원이를 고려해봐요.”

윤아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참으려 했으나 이 말이 도화선으로 되어 이성의 끈을 끊어버렸다.

“강소영 씨, 내가 소영 씨에게 신세 진 건 맞아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내 혼인까지 간섭할 생각이에요?”

이 말을 들은 소영은 잠시 멈칫하더니 금세 웃으며 아니라고 했다.

“당연히 아니죠. 윤아 씨, 오해하지 말아요. 난 윤아 씨 혼인 간섭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주원이가 참 좋은 애라고 말해두는 것뿐이에요.”

윤아는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그래요? 그러면 소영 씨가 고려해 보는 게 어때요?”

그러자 소영의 입가에 있던 웃음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정녕 보이는 것처럼 사이좋을 리가 있나.

조수가 물러간 후에 드러난 것만이 가장 진실하다.

윤아는 결코 소영이 진심으로 자신을 돕고 싶어 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필경 두 사람은 진수현을 사이에 두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도움을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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