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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답장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수현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점심에 들를게.」

이걸 본 윤아는 살짝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안 바빠?」

수현: 「바빠. 지금도 회의 중이고. 시간 내서 갈게.」

수현의 답장을 보고 윤아는 더는 묻지 않고 알겠다고 했다.

수현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서 선월을 보러 오겠다는데, 윤아가 더 할 말이 없었다.

-

회의가 드디어 끝났다.

회의실에서 거의 몇 시간 동안 수현의 무시무시한 아우라와 날카로운 말투에 시달린 회사 고위층 직원들은 사색이 되어 밖으로 걸어나가 서로를 바라보며 동정의 눈길을 건넸다. 그러고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멋쩍게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를 떴다.

수현은 넥타이를 정리하고는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한눈 보았다. 지금쯤 떠나면 요양원에 도착했을 때 시간이 적당할 거라 생각했다.

수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회의실에서 걸어 나가는데,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찰랑거리는 여자가 그를 불렀다.

“수현 씨.”

여자의 목소리가 어찌나 부드럽고 맑은지, 지나가던 직원들마저 가던 길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소영이었다.

수현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소영이 도시락을 손에 든 채 그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원래 한없이 차가웠던 수현의 눈동자엔 부드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발걸음을 옮겨 소영에게로 다가갔다.

“무슨 일로 여기에 왔어?”

기타 고위층 직원들도 아직 있었는지라 소영은 조금 쑥스러워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수현 씨 요즘 되게 바쁘잖아. 그래서 잘 챙겨 먹지 않는 것 같아서 내가 오늘 특별히 수현 씨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만들어왔어.”

주위에서 작은 감탄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소영의 하얀 두 볼엔 핑크빛이 물들었다. 그녀는 수줍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주위의 사람들도 참지 못하고 멈춰서서 이 장면을 구경했다.

“어휴, 대표님. 오늘 점심 맛있는 거 드시겠네요.”

“그러게요. 역시 우리 대표님, 인기 되게 많아요.”

수현의 비위를 맞추려고 했지만 그런데 웬걸,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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