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화

모든 것을 정리할 때 선월이 평정심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랄 뿐이다.

시간이 지나 선월이 검진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수현에 관해 물어보았는데 윤아가 회사에 돌아갔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후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윤아 네가 여기 있지만 않았어도 저 녀석 점심시간에 오지는 않았을 거야.”

이 말을 들은 윤아는 잠시 멍해 있었다.

‘나 때문에 특별히 들른 거라고?’

하지만 금세 이 생각을 버렸다. 수현이 자신을 위해 들리든 말든 이젠 중요하지가 않았다. 어차피 이혼으로 끝날 텐데, 그 과정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수현은 불쾌하다는 기색이 역력한 채 회사에 돌아왔다.

길에서 너무 화를 억누른 나머지 가슴이 답답해 난 수현은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검은색 슈트 외투를 벗어 소파에 힘껏 던졌다.

수현의 뒤를 따라 들어온 조수는 깜짝 놀랐다. 그가 들어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뭔가를 떠올리고는 원래 자리에 서 있기로 결심했다.

오랜 시간이 들어서야 평정심을 되찾은 수현이 머리를 돌렸을 때 사무실 옆에 서 있는 조수를 보고 불쾌하다는 듯 물었다.

“여기서 뭐 합니까?”

조수는 두려움에 떨며 머리를 한껏 움츠린 채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을 탁자에 올려놓았다.

수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이게 뭡니까?”

짜증이 날 대로 나 있었다.

“강소영 아가씨께서 대표님을 위해 만들어 주신 사랑의 도시락입니다. 집까지 모실 때 제가 부주의한 틈을 타서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대표님께 드리라고 하셨어요.”

이 말을 할 때, 조수는 상당히 불쾌했다.

소영을 집까지 데려다주고 떠나려던 참, 차에서 내린 소영이 갑자기 도시락을 그의 손에 쥐여주면서 먹으라고 말한 뒤 바로 도망갔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미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준 바람에 버릴 수도 없고 해서 조수는 결국 다시 회사에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사랑의 도시락?

수현은 화가 난 나머지 점심도 먹지 않았다. 원래 요양원에서 선월에게 점심을 대접한 후, 윤아가 깨어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