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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연수는 분노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옆에 함께 앉아있던 윤아가 맞은 쪽에 앉은 그 인간을 서늘하게 바라보더니 말했다.

“대표님. 공적인 얘기 하실 거 아니면 저흰 시간 낭비 안 하고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윤아는 아직도 얼이 빠져있는 연수를 일으켜 대표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호텔을 빠져나왔다.

선선한 바깥공기가 윤아와 연수의 얼굴을 식혀주었지만 연수는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눈이 동그래져 있었다.

“심...심비서님. 저희 그냥 이렇게 가도 괜찮은 거예요?”

윤아는 그런 연수를 한 눈 보고는 말했다.

“안 그럼요? 계속 있고 싶어요?”

연수는 힘껏 고개를 저었다.

“아니...아뇨.”

“그럼 됐어요. 가요.”

윤아는 지나가는 택시 한 대를 세워 연수를 데려다줬다.

“저와 함께 일하는 동안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절대 참지 마세요. 안 그러면 저런 뻔뻔한 인간들만 더 기고만장해질 뿐이에요.”

덕분에 연수는 윤아와 함께 일했던 긴 시간 동안 이런 일은 더는 당하지 않았다.

윤아가 지금 그녀에게 많은 양의 업무를 내주는 것도 아마 그녀를 잘 가르쳐보려는 것일 거다. 연수는 윤아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힘차게 스스로 다짐하고는 일에 몰두했다.

‘똑똑’

누군가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연수가 고개를 들었다. 웬 아름다운 여성이 문 앞에 서 있었는데 흰 드레스에 어깨까지 드리워진 고운 머릿결이 인상적이었다.

“안녕하세요. 심 비서님 찾으러 왔는데요.”

연수는 그녀를 한 눈 보자마자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연수가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던 그날, 진수현 대표님과 함께 사무실에 있었던 여자. 최근 회사 내에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인 강소영이다.

연수는 강소영이 요즘 들어 부쩍 회사에 자주 드나드는 바람에 윤아가 식당에서 그런 일을 당한 거라 생각해 그녀를 곱게 볼 수 없었다.

연수가 대답이 없자 소영이 한 번 더 물었다.

“저기요?”

연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새초롬하게 말했다.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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