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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순식간에 선을 그어버린 윤아. 계산까지 이 정도로 정확히 한다니. 수현은 이해할 수 없었다.

‘혹시 이러는 이유가... 그 사람 때문인가.’

이튿날, 윤아는 노트북을 수리하러 갔다. 십만 원 정도가 들었지만 나름 괜찮았다. 이제 이 회사에 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새 노트북을 사는 건 낭비였다.

윤아는 연수와 함께 아침을 먹으러 회사 근처의 브런치 가게로 향했다. 그녀는 밥을 먹으면서도 어김없이 일 얘기를 시작했다.

연수는 잔뜩 풀이 죽어 커피만 마셔대며 윤아를 힐끗 봤다.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윤아가 요즘 들어 너무 무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쩍 많은 걸 가르쳐주려고 하기도 한다. 전부 감탄만 나오는 것들을 말이다.

생각에 빠져있던 연수는 입안의 커피를 꿀꺽 넘기고는 물었다.

“윤아 님. 저 뭐 좀 물어봐도 돼요?”

윤아는 연수를 한 눈 보고는 말했다.

“말해요.”

연수는 주변을 한번 살피고는 경계태세로 잔뜩 수상하게 윤아의 곁에 다가왔다.

“혹시 회사 그만두시려는 거예요?”

윤아:“...”

‘참 눈치도 빠르네.’

윤아는 입술을 앙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수는 곤란해하는 윤아의 기색에 되려 당황하며 말했다.

“윤...윤아님. 제가 일부러 떠보려거나 그런 게 아니라요. 그냥 요즘 갑자기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아서... 게다가 부쩍 많은 걸 가르쳐주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든 생각이에요.”

“맞아요.”

윤아는 지금 연수에게 알려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부정하지 않았다.

“그니까 잘 배워둬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믿을 수 없다는 듯, 연수가 눈을 둥그렇게 떴다.

“윤아 님...”

윤아는 하던 일을 끝마치고 노트북을 접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말아줘요.”

연수는 그저 멍하니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는 충격적인 소식에 뒤늦게 슬픔이 밀려왔다. 마음속에 큰 파도가 덮쳐 심장을 집어삼키는 느낌이었다. 어제 윤아가 갑자기 그렇게 화를 낼 때는 자신이 한 말 때문에 화가 난 줄 알고 어리둥절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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