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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그것도 아니면 사실 소영 씨도 수현 씨를 못 믿는 건가요?”

윤아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

“저도 걱정을 안 하는데 소영 씨는 뭐가 그렇게 걱정인 거죠?”

소영이 그 자리에서 꿈쩍하지를 않자 윤아가 말을 이었다.

“걱정 마요. 며칠 뒤면 할머님 수술도 끝나니까 조금만 참으면 소영 씨 뜻대로 될 거예요. 할머님 수술만 잘 되면 전 이곳을 떠나 5년 동안은 안 돌아올 거니까.”

윤아의 말에 소영은 그제야 점차 이성을 찾았다.

그래.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이야 어떻든 며칠 후면 모든 게 끝나 있을 것이다. 윤아와 수현의 말 같지도 않은 이 사이도. 그때가 되면 소영은 더는 지금처럼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래요. 일단은 윤아 씨를 믿어볼게요. 그때 가서도 한 말은 지켜요.”

소영이 떠나자 방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윤아는 시선을 내려 자신의 아랫배를 가볍게 쓸었다.

“아가야. 다 잘되길 기도해줘. 그때가 되면 엄마가 우리 아가 데리고 할아버지가 계시는 해외로 가서 살 거야. 할아버지도 분명 널 아주 좋아하실 거야.”

아버지 얘기에 윤아는 얼마 전 그와 했던 통화를 떠올렸다.

소영과 카페에서 만났던 그 날 이후에 심인철은 윤아에게 다시 전화했었다. 하지만 일이 바쁜 탓인지 통화 중에도 주변 사람들의 말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윤아는 아버지가 정신없이 바빠 보여 그 사실을 먼저 알리지 않았다. 결국 그저 짧은 몇 마디를 끝으로 통화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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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월의 수술 전날은 마침 주말이라 윤아는 수현과 함께 온종일 요양원에서 그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윤아는 행여나 할머님이 수술 때문에 긴장하실까 봐 일부러 재밌어 보이는 장난감도 이것저것 사다 드리고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 진상 고객들을 만났던 일들을 해주며 긴장을 풀어드렸다. 선월은 윤아의 이야기에 어느새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수현은 그저 옆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월과 윤아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무표정이던 그의 얼굴에도 어느새 웃음이 옮아 은은한 미소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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