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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하지만 수현이 몇 번이나 윤아의 이름을 불렀음에도 윤아는 전혀 듣지 못한 거 같았다. 마치 외부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자신을 꼭꼭 숨겨 두었다.

윤아의 이런 모습을 본 수현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신호등은 이미 초록 불로 되었다. 수현의 차가 움직이지 않는 바람에 뒤의 차들이 빵빵 경적을 울리면서 불평을 토로했다.

수현은 이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면서 순간 몸을 숙여 윤아의 턱을 위로 한 채 그녀의 입술을 머금었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윤아의 이발이 꼭 맞물려있었다. 그래서 한참을 애써도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한쪽 손을 그녀의 허리에 대고 살짝 꼬집었다.

윤아는 간지러움을 심하게 탄다.

평소처럼 화들짝 놀라며 피하지는 않았어도 뻣뻣하게 경직되었던 몸에 조금의 반응이 있었다.

수현은 이 틈을 타서 윤아의 입을 살짝 벌리며 꼭 깨물고 있던 그녀의 아랫입술을 구해냈다.

서로의 숨을 앗아갈 듯한 거리에서 수현은 아주 짙은 피비린내를 맡았다. 윤아에게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다고 질책하기도 전에 찌릿한 아픔을 느끼면서 미간을 찌푸리고는 끙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너무 아픈 나머지 하마터면 윤아를 품에서 밀어낼 뻔했지만, 그런 충동을 간신히 억제했다. 그는 아픔을 참으면서 윤아의 허리를 아까보다 더 세게 꼬집다.

그러고는 빨리 윤아의 입술을 놓아 주었고 다시 물어버리기 전에 즉시 그녀의 턱을 잡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매섭게 말했다.

"심윤아, 빨리 정신 차리지 않으면 지금 여기서 너랑 잘 거야."

그의 말투가 너무 매서웠는지 품속의 여자는 몸을 살짝 떨면서 점점 힘을 풀었다.

금방 정신을 차린 윤아는 주위의 시끄러운 경적과 창밖으로 들려오는 기사들의 욕 하는 소리에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그녀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바로 가까이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수현이었다.

남성 특유의 호르몬이 거의 그녀를 감쌌고 그의 큰 손은 윤아의 턱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드디어 깼네?"

윤아는 눈을 깜박거리며 피가 묻어있는 입술을 움직였다.

뭐라도 말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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