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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평소에 소영은 거의 화내지 않았다.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늘 다정하고 상냥한 모습이었다.

예쁘기도 한데 성격마저 좋으니, 소영은 늘 여신의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버럭 소리 지르며 화내니 친구들은 깜짝 놀라서 이상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봤다.

사방은 삽시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친구들의 시선과 조용한 환경 속에서 소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아까 자신이 뭘 했는지가 떠올랐다.

“얘들아, 미안해. 내가 기분이 좀 안 좋아서 예민하게 굴었어. 미안해.”

그녀는 선홍빛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이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여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소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진주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소영이 버럭 지른 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졌던 친구들도 소영이 울면서 사과하는 모습을 보자 금세 마음이 아팠다.

“소영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 울지마.”

“그래, 소영아. 아까 수현 씨에게 전화하지 않았어?”

다들 한편으로는 소영을 위로하고 한편으로는 그녀에게 휴지를 건네면서 어렵게 달래고 있었다.

소영은 원래 예쁘게 생겼는데 흐느끼면서 울기까지 하니 애처로움이 더해져 더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는 새하얀 손끝으로 눈가를 살살 닦으며 슬픔에 겨운 말투로 말했다.

“응. 전화했어. 그런데 당분간은 이혼하지 않을 거래.”

선월이 쓰러지는 바람에 수술이 지연됐으니, 수현과 윤아의 이혼 날짜도 뒤로 미루게 생겼다.

소영은 이 일이 조금 창피했으나 끝까지 숨길 수도 없는 일이라서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뭐? 당분간은 이혼 안 한다니! 왜?”

“그러게. 전에 잘 말해뒀잖아. 어르신께서 수술만 마치시면 이혼하기로. 왜 이런 변수가 생겼대?”

“난 알 것 같아. 분명 그 심윤아 나쁜 년이 수현 씨와 이혼하기 싫어서 수작 부리는 거지? 와, 진짜 얼굴 두껍다.”

소영이 입술을 움직이며 뭐라고 해석하려고 할 때 다른 친구 한 명이 또 옆에서 말했다.

“난 그 여자가 말 고분고분 듣지 않을 줄 알았어. 전에 우리가 찾아갔을 때 어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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