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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수현이 그녀에 대한 보살핌은 아마 소꿉친구 사이의 우정을 보아서, 혹은 양가가 대대로 맺은 친분을 보아서 그녀를 동생으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틀이 있든 말든 수현은 그녀에게 잘해줄 것이다.

웃긴 건 이런 사이에 그녀가 수현에게 다른 마음을 품었다는 사실이다.

윤아는 자소 섞인 웃음을 지으며 눈을 질끈 감고는 수현에게 닿았던 시선을 거두었다.

선월은 저녁 여덟 시에 깼다.

그녀가 깨자마자 윤아는 선월의 병상에 다가가 엎드리고는 그녀와 눈을 맞추었는데 잔뜩 긴장한 모양이었다.

“할머님, 깨셨어요? 몸은 어떠세요? 불편한데는 없어요? 배고프지는 않으세요?”

선월은 눈앞에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는 윤아를 보았다. 자신을 걱정한 나머지 눈마저 동그랗게 뜬 그녀를 보며 선월은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린 채 머리를 가볍게 흔들었다.

‘윤아 요것, 정말 마음에 든다니까.’

선월이 머리를 흔들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더 긴장한 윤아는 입술을 핥으며 선월의 앞에서 손짓했다.

“할머님, 저를 보세요. 이게 몇이에요?”

선월은 자신의 앞에 놓인 손가락 두 개를 보면서 ‘이’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윤아를 놀리려는 생각에 결국 ‘일’ 이라고 했다.

그러자 윤아는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할머님...”

그녀는 당장 몸을 일으켜서 의사를 찾으러 가려 했다. 이때 옆에 서 있던 수현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윤아는 놀란 토끼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 놔. 의사 선생님 모셔 올 거야.”

수현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다시 물어보지 그래?”

그러자 선월이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됐다. 이 할미가 널 놀렸어. 난 괜찮단다.”

윤아는 선월을 바라보았는데, 그제야 그녀의 입가에 웃음이 걸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니까 방금 일부러 일이라고 하신 거야?’

‘하... 멀쩡하시구나. 놀릴 기분도 있으시고.’

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할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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