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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나름 성대한 환영회가 끝난 후 모두 실내로 돌아왔다.

범수는 셰프에게 전달해 선월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라 했다. 물론 메뉴선정과 식자재 선택 모두 엄격한 기준을 통해 엄선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늦은 터라 선월은 두세 숟가락 뜨고는 수저를 내려놓았다.

“애써줘서 고마워요. 모두.”

선월은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씻을 준비를 했다. 윤아가 얼른 다가가 도우려 했으나 선월이 그녀의 손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

“됐어. 씻는 거 하나 못할까 봐? 내가 몸을 못 움직이는 것도 아닌데 뭘.”

윤아가 입을 떼려 했으나 선월은 고개를 돌려 소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영 씨. 시간도 늦었는데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는 거 어때요? 윤아더러 도우미들 시켜서 묵을 방 하나만 더 준비해두라고 할게요.”

바로 전에까지 음식을 깨작대던 소영은 선월의 부름에 후다닥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에요. 할머님. 제가 여기 있는 건 실례잖아요.”

“실례라뇨. 집에 빈방이 많으니 소영 씨가 묵을 곳 하나 마련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게다가 소영 씨는 우리 집의 은인이니 맘 편히 있어요.”

선월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소영은 더 거절하기도 민망한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사실 그녀도 이 집에 머물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왠지 수현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소영이 입을 열기 전에 윤아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집사님. 강소영 씨가 머물 방 하나만 더 준비해주세요.”

윤아의 말에 범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모님.”

수현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침묵을 유지했다.

잠시 후 선월을 포함한 대부분 사용인이 자리를 뜨고 그나마 남아있던 몇 명 도우미들도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끼고 서둘러 자리를 피한 덕에 윤아와 수현, 그리고 소영만이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지자 소영이 윤아를 힐끗 보더니 시선을 수현에게로 돌리며 낮게 말했다.

“수현 씨. 내가 여기에 있는 건 아무래도 좀 그렇겠지? 나 그냥... 갈까?”

소영은 입으로는 가겠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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