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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커다란 드레스룸에 오직 소영과 윤아 둘만 있다.

소영은 옷을 고르는 대신 윤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윤아도 소영의 시선을 느꼈지만,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걸 눈치채고 그저 가만히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몇 초 후 결국 소영이 참지 못하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

“윤아 씨. 약속을 어겼죠.”

윤아가 멈칫하더니 물었다.

“제가 언제 약속을 어겼다고 그래요?”

소영은 살기 어린 눈으로 그녀의 입술을 노려보며 말했다.

“방에 들어가기 전엔 립스틱을 바른 상태였죠.”

윤아는 그제야 소영의 말을 이해했다. 그녀는 왜 자신의 립스틱이 지워졌냐고 묻고 있었다. 소영도 이렇게 된 마당에 더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니까 심윤아 씨는 약속을 어겼죠. 원래 이렇게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이에요?”

“아니요.”

윤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 약속한 건 지켜요. 할머님을 위한 일이 아니면 전 절대 그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아요.”

윤아의 그 말은 소영에게 꽤 큰 충격을 주었다. 소영은 서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윤아 씨 말은 수현 씨가 먼저 당신에게 들이댔다?”

윤아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장난 그만 해요. 수현 씨가 그랬을 리가 없잖아요.”

소영은 자신이 이렇게 돌아왔는데 수현이 어떻게 아직도 윤아를 놓지 못할 수 있겠냐 생각했다.

소영의 말에 윤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소영 씨. 제가 뱉은 말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소영 씨가 지금 이곳에 서 있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만약 그랬다면 전 그저 할머님께 찾아가 전부 일러바치기만 하면 되니까요.”

김선월 얘기에 소영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할머님은 왜 갑자기 수술을 안 하신 거죠? 당신이 할머님께 뭐라 한 거 아니에요?”

분명 멀쩡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수술을 안 한다고 한단 말인가. 소영은 윤아가 선월에게 뭔가를 슬쩍 알려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소영의 말에 윤아는 얼굴이 굳어지더니 말했다.

“전 그 누구보다 할머님이 괜찮아지시길 바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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