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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네, 할머님.”

선월이 의심하지 않게 하려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말을 보탰다.

“전 어릴 때부터 물고기를 안 좋아했어요. 처음엔 되게 맛있는 건 줄 알고 한번 먹었다가 얼마나 토했다고요. 그래서 지금은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 나요. 트라우마 남았나 봐요.”

역시, 이 말을 들으니 의심 가득 담긴 선월의 표정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어릴 때 먹고 토했다고? 그렇다면 커서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긴 했지만, 선월은 아직도 조금 걱정되었다.

“정말 아무 문제 없는 거 맞지? 그러지 말고 병원 가서 검사 한번 받아 봐.”

“아니에요, 할머님. 저 이젠 정말 괜찮아요. 저 보세요. 지금도 아파 보여요?”

선월은 윤아를 훑어보았는데 안색이 확실히 아까보다 나아졌다. 아무 문제 없는 것 같다고 여긴 선월은 손을 뻗어 윤아의 말랑한 볼을 살짝 꼬집었다.

“요 앙큼한 것, 물고기를 못 먹는다고 왜 말 안 했어?”

“움.”

윤아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애교를 부렸다.

“할머님께서 좋아하시잖아요. 그래서 저도 어릴 때 토했다고 커서까지 그러겠어 하는 마음에 한 번 시도해 보려고 했는데... 하핫, 잘 안되네요. 죄송해요, 할머님. 다음엔 못 먹는 게 있으면 미리 말할게요. 절대 오늘처럼 할머님 놀라게 하지 않을 거예요.”

“ 그래, 그래. 알겠다. 어휴, 응석이나 부리고. 배고프지? 빨리 뭐라도 먹어야겠구나.”

“네, 전 단맛 나는 죽 먹고 싶어요.”

“도우미보고 만들라고 할게.”

“좋아요.”

이 말을 마치고 윤아는 몸을 일으켜 선월의 휠체어를 밀고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옆에 서있던 소영이 나긋나긋하게 말을 걸어왔다.

“윤아 씨, 내가 할게요. 아까 그렇게 토하느라 힘도 다 빠졌잖아요.”

윤아는 소영을 한눈 보고는 그녀가 선월의 앞에서 점수 따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결국 거절하지 않았다.

소영이 선월의 휠체어를 밀고 멀리 걸어갔다. 윤아도 그들의 뒤를 따라 가려 할 때 뒤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릴 때 물고기 먹다가 토한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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