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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수현은 윤아의 턱을 잡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뭔 상관인데.”

윤아는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웃긴다. 내가 언제 상관했다고 그래? 마음대로 해.”

그러자 아무 표정 없이 그녀에게 손을 내미는 수현.

“그러면 통화기록이나 내주시던지.”

“진수현, 너 돌았어?”

“마음대로 해라며.”

“네 마음대로 하라는 거지 나에게 그렇게 하라는 뜻은 아니잖아. 독해 능력이 이래서야 되겠어?”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 연수 씨와 통화했다면서 기록도 못 내놓냐? 아니면 다른 사람과 통화했어?”

“...”

“설마 너의 그 잘난 찬영 오빠야?”

“...”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수현이 왜 자신을 시험하려 했는지, 왜 이렇게 삐딱하게 말하는지.

그냥 말하는 소리만 들었지 내용은 제대로 듣지 못한 거였다. 그래서 그녀가 당황한 모습만 보고 연수가 아닌 찬영과 통화했다고 오해했구나.

강찬영...

세번째였다. 수현이 찬영 때문에 화낸 게.

이렇게 생각하자 윤아는 침묵했다. 동시에 불안에 벌렁벌렁 뛰고 있던 심장도 점차 진정되었다.

이것 때문이라면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윤아를 보자 수현의 표정은 썩을 대로 썩어있었다.

“심윤아, 왜 아무 말도 안 해?”

침묵은 묵인을 뜻한다. 설마 진짜 강찬영과 통화한 거야?

비록 내용은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말투가 아주 부드러웠다는 것만은 똑똑히 들었다. 그에겐 한 번도 이런 말투를 써주지 않았다.

심지어 어렴풋이 ‘자기’라는 단어와 ‘먹다’, ‘쉬다’ 도 들은 것 같았다. 결국 수현은 ‘아기’를 ‘자기’로 들은 것이다.

조합해 보면 상대방을 자기라고 부르면서 뭘 먹은 후 쉬라고 했을 것이다.

아직 자신과 한 침대에서 함께 자는 이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자기라고 한 것만 생각하면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더 화난 부분은 윤아의 대수롭지 않다는 담담한 태도였다. 그가 따지고 있는 와중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 올려 보이질 않겠는가,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말 할 필요 없으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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