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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그래요."

수현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보살펴줘요."

선월은 오랜 시간 동안 요양원을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밖에 나간 후 해볕을 쪼이기만 해도 요양원의 화원보다 좋은 것 같았다. 거리에서 오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보는 것도, 그리고 겉모양이 바뀐 별장들을 보는 것도 그저 신선하게 다가왔다.

소영은 선월을 밀면서 함박웃음을 지은 채 부드럽게 얘기를 나누었고 윤아는 그들의 뒤를 따르면서 이 장면을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정말이지 소영은 부드럽고 상냥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는 두말할 필요 없이 선수였다. 그리고 선월을 즐겁게 하며 그녀의 환심을 사는 일도 참 잘했다.

온 오전 동안, 선월은 소영의 말에 몇 번이나 배꼽을 잡았다.

열한 시가 될 무렵, 조금 피곤해진 선월을 본 소영은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할머님, 피곤하시죠? 이젠 돌아가서 좀 쉴까요? 거의 점심이잖아요. 만약 할머님께서 또 나오고 싶으시다면 저 내일에도 와서 할머님 모시고 나갈게요."

그러자 선월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 후, 소영은 또 선월을 밀며 앞으로 걸어갔고 윤아도 천천히 뒤따랐다. 이걸 본 범수도 걸음을 늦추었다.

"사모님."

범수가 윤아를 부르자 그녀는 의혹의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저씨, 왜요?”

범수는 진씨 집안에서 오래 일하면서 윤아와 수현이 자라는 것을 거의 지켜봤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윤아는 가끔 범수를 친절하게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한다.

의혹이 가득 담긴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윤아를 보자 범수는 속이 답답해 났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목소리를 낮추며 윤아에게 말했다.

“사모님, 적극적으로 다가가시지 그러셨어요.”

“네?”

윤아는 애초에 집사가 말한 적극적이다가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나중에 알아채고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

“할머님께서 즐거우시면 돼요.”

이 말에 범수는 못마땅하다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사모님께서 어르신과 얘기를 나누셔도 기뻐하실 텐데요. 사모님께선 손자며느리 되시지 않습니까. 그러니 더 기뻐하시겠지요.”

이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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