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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수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윤아를 바라보는 그의 검은 눈동자에 차가운 빛이 감돌며 서늘한 기운을 풍겼다. 수현에게서 전해지는 압박감에 윤아는 그가 또 뭔갈 하려는 줄 알았으나 예상외로 수현은 몸을 돌려 나가버렸다.

윤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자소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문밖에 서 있는 소영은 초조하게 두 손을 꼼지락대며 기다리고 있었다. 소영이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조금 전 수현의 목소리에는 분명 짜증이 섞여 있었다. 마치 중요한 일이 그녀 때문에 끊긴것미냥.

소영은 현재 몹시 초조했다. 자신이 왔다는 얘기를 듣고도 한참이 지났는데도 수현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그녀는 더욱 불안해졌다.

도대체 방 안에서 뭘 하고 있었길래 한참이나 문을 열어주지 않았단 말인가?

그때,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고 있는 소영의 앞에 문을 열고 나타난 수현.

소영은 고개를 발딱 들어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방금과 같은 옷에 외투도 벗지 않은 걸 보아 별일은 없었던 듯싶다. 비록 전보다 옷매무새가 많이 흐트러졌지만, 소영은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애써 자신을 이해시킨 후 그녀는 시선을 돌려 수현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눈에 들어온 그의 입가의 붉은 핏자국. 소영은 순간 몸의 피가 싸늘하게 식는 걸 느꼈다.

핏자국이 옅어 자세히서 관찰하지 않으면 못 알아챌 정도였지만 소영의 눈을 피하진 못했다.

수현은 소영의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듯 무뚝뚝하게 물었다.

“왜 왔어?”

소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머쓱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나... 나 입을만한 잠옷이 없어서 윤아 씨 옷 좀 빌리려고 했지.”

윤아의 옷을 빌린다고?

수현은 저도 모르게 눈썹을 올렸다.

“도우미 아줌마가 준비해주지 않았나?”

소영은 고개를 저었다.

수현은 소영의 말에 언짢은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자 그 낌새를 눈치챈 소영이 다급하게 말했다.

“수현 씨. 화내지 마. 내가 오늘 너무 갑작스레 찾아왔으니 못 준비했을 만도 하지. 윤아 씨 옷 빌리면 돼. 그래도 될진 모르겠지만.”

수현은 악에 받쳐 있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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