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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오해?”

그날 직접 두 눈으로 봤는데 오해라니. 윤아는 수현이 낯짝도 두껍다고 생각했다.

수현은 눈앞의 이 여자가 갑자기 이리 화를 내는 이유가 자신과 소영이 함께 밤을 보냈다고 오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알자 왠지 답답하던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 걸 느꼈다. 그러자 방금까지도 흙빛이던 낯빛이 훨씬 나아졌다. 수현은 입술을 앙다물더니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 없었어. 그날 밤은…”

수현은 그날 있었던 일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그가 그날 밤 일을 말하려 하자 윤아가 잽싸게 그의 말을 끊었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난 전혀 궁금하지 않아. 그러니까 굳이 알려줄 필요 없어.”

생각하는 그런 일이 없었다니. 윤아는 수현이 그날 자신이 현장에 없었다고 생각해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넘어가려 한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날 그녀는 현장에 있었고 두 눈으로 직접 소영이 그를 데리고 떠나는 걸 봤다.

밤새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도 모자라 이튿날 요양원에까지 늦게 오지 않았던가.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윤아는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일이 언제 이렇게까지 꼬여버렸는지… 윤아는 점점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수현을 좋아했다.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러나 윤아는 사랑에 눈이 먼 미친 여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 수현에게 발정 났냐고 하던 자신의 모습은 정말 그녀가 봐도 끔찍했다. 전혀 그녀답지 않았고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을 순간이었다.

마음이 진정되자 윤아는 바로 전에까지 그녀를 열 오르게 하던 복잡한 감정들이 차분해지며 점차 종적을 감추는 것을 느꼈다. 수현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도 다시 맑고 잔잔하던 모습을 되찾았다.

수현도 윤아의 변화를 단번에 눈치챘다. 그녀의 차분함과 막연함 모두 수현의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그는 윤아의 이런 모습에 가슴이 갑갑해나며 갉아 먹히는듯한 고통을 느꼈다.

한참 후, 수현이 자소 섞인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나 이혼 절차도 끝내지 않고 다른 여자랑 놀아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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