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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돌아가. 윤아 데리고 가서 푹 쉬어. 여긴 간병인들이 있잖니.”

윤아는 깨어나자마자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을 거부하는 선월이 왜 이러는지 도통 몰랐다. 수현도 선월의 말을 들은 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얇은 입술을 꼭 다물고는 굳은 표정으로 제자리에 앉아있었다.

“수현아, 이젠 이 할미 말도 안 듣는 거니?”

그러자 수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윤아는 얼른 그의 앞을 막아서며 살랑살랑 말했다.

“할머님, 무슨 염려가 있으세요? 저희에게 얘기해주시면 안 될까요?”

쓰러진 후 이런 말을 한 선월이 윤아는 몹시 걱정되었다.

“염려라니. 그냥 나이를 많이 먹었으니까, 생각도 바뀐 거야. 젊은이들이 나 때문에 바쁜 시간 쪼개며 왔다 갔다 하는 게 싫어서 그래.”

선월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는데, 윤아를 대하는 태도는 그래도 아주 부드러웠다.

“윤아야. 사실 이 할미에겐 수술하든 말든 상관없어.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단다.”

이 말을 들은 윤아는 순간 안색이 변했다.

“어떻게 안 중요해요. 할머님, 왜 상관없으세요. 할머님 지금 상태 되게 좋아지셨다고 했어요. 그래서 수술도 아주 성공적일 거라고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잖아요. 할머님 두려우신 거예요? 그러면 저 오늘부터 여기 있을래요. 할머님 수술 마치실 때까지 곁에 있을게요. 네?”

수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들은 순간, 윤아는 거대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녀는 재빨리 선월의 손을 꼭 잡고 병상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마치 수술을 해야 하는 사람이 그녀인 것마냥 더 신경 썼다.

이런 윤아를 보며 선월은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냈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는가. 윤아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사랑이 부족했었다. 그래서 어쩌다가 선월같은 여성 어른을 만나니 더욱 기대고 의지했다. 선월이 나이가 많지만 않았어도 그녀는 윤아가 자신을 어머니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할머님, 네?”

선월이 대답하지 않자, 윤아는 작은 얼굴을 쳐든 채 웃음을 띠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제가 요양원에서 할머님과 함께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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