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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요양원에 가는 길에서 윤아는 너무 급한 나머지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고 손가락을 아무렇게나 꼬아서 부여잡았다. 심장은 벌렁벌렁 뛰었고 온몸이 덜덜 떨렸다.

잘못했다.

구청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아침에 깨자마자 요양원으로 갔어야 했다.

아니, 어젯밤에 돌아오는 게 아니라 요양원에서 할머님을 잘 보살펴드려야 했다.

오늘 수술 하신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 할머님이 거절하자마자 집으로 돌아오다니. 어쩜 그렇게 멍청할 수가 있는가.

윤아는 한없는 자책에 빠졌다. 그녀는 몸을 좌석에 기댄 채 눈을 질끈 감았다.

기억 속 흐릿하지만, 또 또렷한 장면이 이리저리 엉킨 채 머릿속에 펼쳐졌다.

빨리 운전하여 요양원으로 가고 싶었지만, 교통 규칙은 지켜야 하므로 수현은 할 수 없이 신호등 길목에서 천천히 멈추어 섰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그의 짙은 눈썹은 계속 찌푸리고 있었다.

차를 세운 후, 수현은 점차 윤아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머리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제야 윤아의 입술 사이에 붉은 피가 맺혀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너 왜 그래?”

아무 응답도 없었다.

윤아는 지금 이맛살을 찌푸린 채 얼굴은 창백했고 눈썹은 파르르 떨렸으며 입술은 꼭 깨물고 있었는데,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했다.

이런 윤아의 모습을 본 수현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붙잡고는 꼭 깨물고 있는 입술을 열게 하려고 했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윤아가 너무 세게 깨물고 있는 바람에 몸부림칠 때 옅은 피가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왔다.

“심윤아, 뭐 하는 거야. 입술 놓으라고!”

수현은 힘을 주고 싶었지만, 윤아가 다칠까 봐 말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윤아는 마치 악몽에 빠진 사람처럼 어떻게 불러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순간, 수현은 뭔가가 떠올랐다.

윤아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 곁에서 자라지 못했다. 대신 그녀의 아버지가 윤아를 무한한 사랑으로 키웠기 때문에 그녀는 겉으로 보기엔 완벽했고 뭐든 그녀를 힘들게 하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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