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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수현의 팔에 왜 이빨 자국이 있는 거지? 남자가 물었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소영은 낯빛이 창백해졌다. 심윤아 그 여자가 약속을 어길 줄이야.

_

이튿날,

소영은 윤아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준다는 핑계로 사람이 없는 틈을 타 그녀에게 따져 물었다.

“심윤아 씨. 신세를 이딴 식으로 갚는 사람이었어요?”

소영이 또 착한 척 ‘연극’을 하러 온 줄 알았던 윤아는 뜻밖의 가시 돋친 말에 눈썹을 추켜올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모르는 척하는 거예요?”

소영이 이를 갈며 말했다. 그녀는 들고 있는 도시락통 모서리를 다 뜯어먹을 기세로 꽉 쥐고 있었지만 이글거리는 분노를 간신히 누르며 낮게 말했다.

“저희가 약속한 제3조항, 이혼하기 전에는 수현 씨와 그 어떤 스킨십도 하지 않는다. 잊은 건 아니죠?”

윤아는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네. 기억하죠. 그게 왜요?”

“기억한다고요? 그렇게 했나요?”

“네.”

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님 앞에서 협조한 것 말고는 수현 씨와 그 어떤 스킨십도 없었어요.”

윤아는 떳떳하게 말했지만 소영은 그런 윤아의 모습에 더 화가 났다.

“거짓말! 당신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

잔뜩 흥분한 소영의 모습에 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제 수현 씨 팔에 찍힌 이빨 자국을 봤어요.”

소영은 말을 꺼내는 것조차도 불쾌해 치를 떨었다. 남자와 여자가 대체 무슨 상황이었길래 여자가 남자를 문단 말인가? 소영은 상상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렸다.

소영의 말에 윤아는 잠시 멈칫했다. 이빨 자국이라는 말이 아니었으면 그 일을 완전히 잊을 뻔했다.

“왜 말이 없어요? 찔리나 봐요?”

소영이 이를 갈며 말했다.

“심윤아 씨. 당신 애초에 약속을 지킬 생각도 없었죠?”

“아니에요.”

윤아는 고개를 들어 부정했다. 진 신세를 갚는 일인데 어떻게 약속을 어기겠는가. 하지만 수현과의 그 일은 윤아도 유감이었다.

“아니라고요? 그럼 왜...”

윤아는 하는 수 없이 소영의 말을 끊고 말했다.

“확실히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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