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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더 챙겨달라고?

이성민의 말에 소영은 얼이 빠진 사람처럼 그 자리에 멀뚱히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재차 확인했다.

“뭐...뭐라고요?”

성민은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그냥 얻어먹으려는 건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얼마 필요하신지 말씀해주시면 저희가 드리겠습니다.”

윤아는 입을 꾹 닫은 채 어이가 없다는 듯 수현의 조수 이성민을 바라봤다. 윤아는 이 사람이 지금 소영에게 아부를 떠는 것인지 뭘 하려는 건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반면 강소영은 이미 똥 씹은 표정이 되어 있었다.

‘얼마 주면 되냐고? 지금 날 뭐로 보는 거야? 내가 도우미 아줌마야? 아니면 뭐 식당 아줌마로 보이는 거야?’

소영은 성민이 드디어 사태파악을 한 줄 알았는데 전보다 더 재수가 없어져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이거 지금 나 엿 먹이려는 거지?’

더 최악인 것은 소영은 지금 진 씨 집안의 안주인이 아니기에 화를 내지도 못한다는 거다. 소영은 간신히 입꼬리를 올리고는 애써 웃는 얼굴을 만들었다.

“돈은 필요 없어요. 좋아하신다니 내일부터는 사무실 직원들 몫까지 준비할게요.”

“정말입니까?”

성민은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너무 번거롭게 해드린 게 아닌지. 그리고 대표님이 허락하실까요? 저희 혼나는 거 아니겠죠?”

소영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괜찮아요. 제가 잘 말해볼게요.”

“그래 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소영은 더는 윤아의 사무실에 있을 수 없을 것 같아 고개를 휙 돌려 나가버렸다.

소영이 떠나자 사무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성민은 곧바로 들고 있던 도시락을 책상 위에 올려놓더니 불쾌한 듯 손을 탈탈 털며 말했다.

“누가 이런 걸 먹기 좋아한다고. 반은 가공품인 음식을 가져다가 직접 한 거라고 말하고 다닌다니. 참 뻔뻔하기도 하지.”

윤아는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어리둥절해졌다.

“그럼 조금 전엔 왜?’

성민은 윤아를 보며 씩 웃고는 말했다.

“심 비서님 대신 골탕 좀 먹여주려는 거죠. 제가 모시는 사모님은 심비서님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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