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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어제 분명 거절의 의사를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또 도시락을 가져다주겠다고 찾아온 소영. 윤아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 소영의 모습이 그저 우스웠다. 이제는 그녀의 속셈을 추측하고 싶지도,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윤아 씨. 전에 한번 아프더니 몸이 많이 안 좋아졌네요. 오늘은 특별히 삼계탕을 준비했어요. 정말 한 입도 안 먹어줄 거예요?”

윤아는 턱을 괸 채 여유만만하게 소영을 바라봤다.

이곳엔 둘 뿐인데 왜 여기서까지 착한 척을 하는 것인지 윤아는 보기만 해도 자기가 덩달아 피곤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신나게 돌리던 펜도 내려놓고 그녀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안 피곤해요? 이러면?’

이렇게 착한 척 하는 게 피곤하지 않냐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소영은 윤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 화제를 돌렸다.

“직접 좋아하는 사람에게 줄 음식을 하는 건데 힘들긴요.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만 봐도 행복한걸요.”

소영은 이 정도로는 윤아를 비꼬기에 부족한지 말을 더 보탰다.

“윤아 씨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제 기분 알게 될 거예요. 평생을 하라고 해도 하고 싶은걸요?”

말을 마친 소영은 윤아를 빤히 쳐다봤다. 윤아의 발끈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윤아는 잔잔한 호수마냥 평온한 얼굴로 말을 던졌다.

“그래요? 그럼 그 소망 꼭 이루길 바랄게요.”

소영은 주먹으로 솜뭉치를 친 것만 같은 밋밋한 타격감에 힘이 쭉 빠지며 짜증이 확 밀려왔다.

‘왜! 왜 이 여자는 매번 아무렇지 않은 거야. 분명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는데.’

윤아는 항상 그랬듯 별일 아니라는 듯 소영의 공격을 흘려버렸다. 그 바람에 소영은 자기만 안달 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에 매번 기분을 잡쳤다.

마침 그때, 연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강소영을 한 눈 보고는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치려다가 윤아가 어제 했던 말을 떠올리고 간신히 참아냈다. 연수는 목을 가다듬고 윤아에게 말했다.

“윤아 님. 이 비서님이 찾으러 오셨어요.”

“들어오시라 해요.”

사무실에 들어온 이성민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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