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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이 말을 마친 윤아는 더는 소영과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 물건을 챙기곤 빠르게 카페를 떠났다.

윤아가 떠난 후, 주원이라는 남자는 소영의 맞은 쪽에 앉은 채, 윤아에 관한 것을 시시콜콜 캐어묻기 시작했다. 윤아는 당연히 이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

윤아는 카페에서 나온 뒤, 집에 돌아가는 대신 길옆에 서서 오고 가는 차들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커다란 돌멩이가 드디어 사라진 느낌이었다.

윤아는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시라도 빨리 소영에게 진 신세를 갚았다고 알려드리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전화는 계속 울리고 있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

시간을 한눈 본 후, 아버지가 아마 일 하느라 바쁘실 거라고 짐작하고는 다시 전화하지 않았다.

남은 시간 동안, 윤아는 요양원에 있는 김선월을 보러 갔다. 소영과 얘기를 나누느라 시간이 지체된 바람에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요양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윤아가 도착한 것을 보자, 간병인은 말을 걸어왔다.

“사모님, 오늘은 평소보다 반 시간 늦으셨네요. 어르신께서 오래 기다리셨어요.”

이 말을 들은 윤아는 살짝 죄책감이 들었다.

“약속이 있어서 조금 늦었어요.”

“빨리 들어가 보세요.”

“네.”

윤아는 빠른 걸음으로 병실에 도착했다.

간병인들은 마침 다 밖에 나갔고 병실엔 선월과 윤아만 남았다. 윤아가 병실에 들어가려던 순간, 그녀는 발걸음을 우뚝 멈췄다. 선월이 사진 한 장을 손에 들고는 넋을 잃은 채 뚫어져라 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비록 거리를 두고 있어 선월의 옆모습만 간간이 보였지만 윤아는 선월에게서 전해져오는 무거운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님...”

윤아는 나지막하게 부르며 들어갔다.

이 소리를 듣고 문득 정신을 차린 선월은 윤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는데, 얼굴에 담겨있던 슬픔은 이미 사라져있었다.

“어머, 윤아 왔구나.”

윤아는 선월 앞에 걸어가서 죄책감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해요, 할머님. 오늘 약속이 잡히는 바람에 이제야 뵈러 왔어요. 오래 기다리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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