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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김선월은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

“수술 날짜를 앞당겨?”

“네.”

수현의 말에 선월은 말을 잇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던 윤아가 생각 끝에 입을 열었다.

“할머님. 수술이 듣기에는 무서워도 과정은 아닐 거예요. 그냥 잠 한숨 푹 주무시고 나면 병이 다 나아있을 거예요.”

윤아는 일부러 가벼운 말투로 장난스레 말했다. 그런 윤아의 모습에 수현도 저도 모르게 눈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참 오랜만에 보는 윤아의 눈빛을 반짝이는 모습이었다.

윤아의 기분 좋은 말투에 선월의 얼굴도 웃음을 되찾았다.

“이 할미 웃게 만드는 데는 선수라니까.”

“뭘요. 다 사실인데요. 할머님. 못 믿으시겠으면 내일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세요.”

“그래그래. 네가 나 걱정해 주는 거 다 안다. 할미는 하나도 안 무서워.”

윤아와 수현이 요양원에서 나왔을 땐 이미 밤 여덟 시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윤아는 선월과 좀 더 있고 싶었지만 선월도 휴식해야 하니 이만 나왔다.

병실에서 나올 때까지도 금슬 좋던 부부는 한참을 걷고 나서야 본색을 드러냈다. 윤아는 아무런 표정 없이 그의 손을 놓고 걸어갔다. 수현도 그런 윤아를 보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먼저 가.”

윤아의 말에 수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뭐 하려고?”

“할머님 최근 수치 기록부 좀 가지고 올게.”

“같이 가지.”

같이 가자는 수현의 말에 윤아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혼자 가면 돼.”

“내일 아침에 이 요양원 전체에 내가 널 버리고 먼저 떠났다는 말이 돌길 원하는 거야?”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윤아는 그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수현과 함께 갔다.

간병인은 그들에게 두꺼운 종이를 한 아름 줬고 윤아가 그걸 받아 조심스레 가방에 넣었다.

“고마워요.”

“고맙긴요. 이제 가시는 건가요?”

“네.”

“네. 조심히 가세요.”

“그래요. 고마워요.”

인사를 전하고 나가는 길에 수현은 윤아 손에 들린 두꺼운 프린트 더미를 보더니 물었다.

“왜?”

수현의 할머니 일이기도 하니 윤아는 그에게 자기 생각을 모두 말해주었다. 윤아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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