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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하지만 두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윤아 님은 죽기보다 더 괴로워할 겁니다.”

“일이 생길 리가 있나?”

선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

“윤아도 내 곁에 있는데 아이들도 데려와 재회시키는 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대표님께서 정말 가족이 모이길 원하신다면 윤아 님을 내보내야 합니다.”

여기까지 들은 선우는 가볍게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에서 우진은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그는 재빨리 말했다.

“이 일은 제가 조사하겠습니다.”

우진이 승낙하자 선우가 귀찮게 그를 더 상대하지 않았다.

“빨리 진행하세요. 늦어도 3일. 그 안에 두 아이가 윤아 곁으로 돌아오게 만들어야 할 겁니다. 윤아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진 비서도 다시 돌아올 필요 없어요.”

우진은 주먹을 움켜쥐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에 그는 선우가 윤아를 아끼니 결국엔 그녀를 놓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집착을 과소평가했던 거지.

한편, 한국.

밤이 깊었지만 집은 여전히 불을 끄지 않고 있다.

서훈과 하윤 두 녀석을 재운 선희는 방을 나오고 순식간에 수심에 잠긴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 집에 들어와서 이렇게까지 그녀의 속을 태우는 일은 있은 적이 없었다.

과거에 그녀는 걱정할 일이 딱히 없었다. 그녀는 외모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미용보다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줄곧 사용해 왔다. 일반적으로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거나 정서가 불안정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거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진태범이 보였다. 인기척을 느낀 그도 고개를 돌려 다가오는 선희를 발견하고는 손에 든 담배를 재떨이에 빨아들인 후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그의 동작은 선희의 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고 본래 초조하고 불안했던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태범은 젊었을 때부터 담배중독이었지만 선희가 담배 냄새를 싫어해 그때부터 담배를 끊으려 노력했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선희 앞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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