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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그녀가 더 이상 담배를 요구하지 않고 자신이 피우는 일에 대해 신경 쓰지 않자 태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눈살을 다시 찡그렸다.

“이렇게 늦었는데 왜 안 자요?”

예전에는 아이를 달래고 바로 따라 잤는데 오늘 밤은 어쩐 일인지 아래층으로 내려온 그녀였다.

덕분에 딱 한 번 담배를 피우다가 붙잡혔지.

선희는 곧바로 대답하는 대신 되물었다.

“그럼 당신은 왜 안 자고 여기서 담배를 피우세요?”

그 질문에 둘은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그때, 한참을 가만히 있던 태범이 말을 꺼냈다.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선희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우리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이 말을 하고 눈을 마주친 두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자식 걱정.

상황이 지금 이런데 그들이 어떻게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할 수 있겠는가?

“이 비서가 괜찮다고 안심하라고 했지만...”

선희는 살짝 말끝을 흐리더니 말했다.

“우리에게 말할 때 태도나 말투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태범의 생각도 같은지 고개를 끄덕여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그리고 그 둘 다 아이를 못 본 지 얼마나 됐죠? 둘 다 연락도 안 되고 말이에요.”

아이가 크면서 연락이 뜸해졌다고 해도 떠날 때도 전화를 받지 않는 건 좀 이상했다.

“윤아 쪽은 계속 전원이 꺼진 상태고 수현의 전화는 이 비서가 받더군요.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봤지만 바뀌는 건 없었어요.”

변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민재는 그녀에게 수현과 윤아 두 사람 모두 괜찮다고 맹세코 그녀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다만 두 사람은 당분간 아이를 돌볼 방법이 없으니 부탁 좀 한다며 말이다.

아이를 돌보는 건 별것 아니지만 자식 걱정은 어쩔 수 없었다.

정말 일이 있어서 바빠서 못 오더라도 안부나 영상 같은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은가?

선희도 젊었을 때 일을 처리하러 해외에 나가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소중한 아들을 보기 위해 영상 통화를 걸곤 했다.

윤아처럼 갑자기 떠나더니 소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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