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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유강후가 차가운 눈빛으로 위에서 아래로 온다연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온다연, 뭘 하든 하지 않든 다 내가 결정해. 네가 참견은 필요 없어.”

화들짝 놀란 온다연이 유강후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맨날 이곳으로 출근 도장을 찍으며 뜬금없는 선물을 하니 온다연은 깊이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유강후의 행동이 다소 선을 넘는다는 생각이 머리를 쳐들었지만 온다연은 이내 이 생각을 부정했다. 유강후가 어떤 사람인가? 온다연은 유강후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만큼 오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온다연이 입술을 깨물며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제가 어떻게 감히 참견해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유강후의 시선이 온다연이 깨물었던 입술로 향했다. 깨문 곳이 아직 촉촉했다. 유강후는 표정을 굳히더니 온다연을 풀어줬다.

“아침 먹어.”

목소리가 높지는 않았지만 차갑기 그지없었고 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 온다연은 하는 수 없이 자리에 앉아 조금 먹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이상해 몰래 유강후를 훔쳐봤다.

유강후는 먹는 속도가 꽤 빨랐지만 동작은 여전히 우아했다. 온다연의 시선을 느낀 유강후가 식기를 내려놓더니 온다연을 바라봤다.

“할 말 있으면 해.”

온다연은 유강후와 눈을 마주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결국엔 참지 못하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앞으로 선물은 더 안 해주셔도 돼요. 옷이나 액세서리는 다 너무 비싸요...”

유강후가 냉랭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음에 안 들어? 그럼 바꾸지 뭐. 오후에 비서 보낼 테니까 좋아하는 브랜드나 스타일 알아서 골라.”

말문이 막힌 온다연이 잠깐 침묵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니에요. 삼촌. 저 이런 거 필요 없어요...”

이때 유강후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고 그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하령아.”

방안이 조용했던지라 온다연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삼촌, 나 돌아온 지도 삼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지금까지 얼굴도 안 보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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