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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나봉희는 여전히 집요했다.

결국 박시율은 실망스럽게 전화를 끊었다.

“여보, 왜 그래? 첫 출근인데 벌써 기분 나빠?”

그때, 도범이 전기스쿠터를 타고 박시율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그녀에게 건네줬다.

“날도 더운데 시간이 좀 남길래 아이스크림 사 왔어!”

“여보, 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회사에 오자마자 다른 사람 수작질에 걸려들었어. 더 실망스러운 건 어머니한테 60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빌려주지 않았어, 내가 월급 받으면 다시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계속 여보가 사고를 쳐서 배상해야 하는 거 아닌 거냐고 의심만 하고.”

박시율이 웃으며 자신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네는 도범을 보며 말했다.

울먹이며 말을 하는 박시율을 보니 도범은 마음이 아팠다.

“여보, 괜찮아, 돈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 6000만 원일 뿐이잖아, 내가 지금 2억 꺼내 줄게, 그래야 자기가 편하게 돈 쓰지.”

말을 하던 도범이 갑자기 냉랭한 얼굴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런데 누가 우리 여보가 첫 출근하는 날에 수작질을 부린 거야, 말해, 내가 당장 목을 따줄 테니까. 나 도범의 여자를 건드리다니, 죽고 싶은 건가.”

“그러지 마, 뭐든 주먹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고. 사실 큰일도 아니야, 회사에서 오랫동안 주임으로 일한 사람이 이제 곧 부장으로 승진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나타나서 그 부장 자리를 꿰찬 거니까.”

박시율은 도범이 무엇이든 주먹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났다, 심지어 목을 따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은 싫었지만 자신을 향한 관심과 진심이 느껴져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그럼 주먹으로 해결하지 않을 게. 6000만 원이 필요하다는 건 무슨 뜻이야?”

도범이 물었다.

“내가 너무 방심했어, 우리 회사에 최소희라는 주임이 있는데 여기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했거든… 그런데 최 주임이 글쎄 6성급 호텔을 예약한 거야, 그리고 노래방도 가야 해서 내가 대충 계산해 보니까 8000만 원은 있어야 할 것 같더라고.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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