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 이름은 아닙니다. 제가 듣기로는 성이 연씨인 남성분이었던 거로 기억하는데요? 아마 성함이 ‘연승우’ 였을 거예요. 지금쯤이면 병원 전체에 소문났을걸요.”‘뭐?’안혜윤은 그제야 어젯밤 자기에게 헌혈해 준 사람이 연승우였다는 것과 양태하가 그 공을 가로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나를 살리겠다고 피를 뽑고 쇼크까지 일으켰는데, 엄마가 그렇게 모질게 대했으니... 어쩐지 평소답지 않게 화를 내더라니...’안혜윤은 마음속으로 갑자기 미안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이미 이렇게 된 마당에, 상
“이번에 진북왕은 우리 성주시의 현지 기업가를 대리인으로 선정하여 성주시를 그의 본거지로 삼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진북왕이 우리 성주시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닐지 싶네요. 어쩌면 진북왕이 우리 성주시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안혜윤이 생각해 뒀던 바가 있는 듯 말했다.“진북왕은 워낙 신비주의인 데다가 베일에 감춰진 인물이라, 그의 국적은 아무도 모릅니다. 만약 그가 정말 우리 성주시의 사람이라면, 그것은 우리 성주시의 행운아겠네요.”“콩고물은 주변 사람에게 먼저 차려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 이 정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스포츠카의 엔진음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세 사람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잔뜩 충격받은 이춘화가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혜윤아, 빌어먹을 연승우가 어떻게 저런 고급 스포츠카를 가지고 있는 거지? 설마 라페라리 아페르타의 주인, 진북왕인 건 아니겠지?”이 말을 하면서 이춘화는 만약 연승우가 진북왕이라면 그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한이 있더라도 딸을 연승우에게 보내 두 사람을 재혼하게 할 거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진북왕이라면 재물신이 강림한 것이 아닌가, 절대로 쉽게 손을 놓을 수 없어!’안혜윤은 마음이 복잡해
연승우는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서둘러 두 사람을 따라갔다.임상실험실에 도착하자, 이곳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시험대상은 10세 어린 남자아이이었다. 어린 남자아이는 이미 의식을 잃고 쇼크 상태에 빠졌으며 입가에 흰 거품을 가득 물고 있었다. 어린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그의 몸에 엎드려 통곡하고 있었고 어린 남자아이의 아버지는 고가의 양복과 가죽 구두를 착용하고 있었고, 범상치 않은 기세를 풍기며 푸르딩딩한 낯빛으로 화난 사자처럼 다그쳤다.“윤 교수님, 제 아들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똑바로 말씀해 주세요.
주가인은 끝내 참다못해 목소리를 내리깔며 소리쳤다.“밖에 경비원 없어요? 이 미치광이를 끌어내세요.”“네!”경비원 두 명이 후다닥 들어와 연승우를 끌어내려고 했다. 다만 그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연승우가 카운트를 마쳤고, 그가 1이라고 하는 순간에 어린 남자아이는 구역질하다가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고 이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호흡을 멈추었다.이 갑작스러운 광경을 지켜보던 어린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아들, 엄마 봐봐, 왜 그래, 엄마 놀라게 하지 마.”유한민 역시 깜
주가인은 머뭇거리는 유한민을 쳐다보다가 다시 윤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윤 교수님, 교수님 생각은 어떠신가요?”“환자의 현재 상황으로서는 제 은사님인 ‘의신’ 께서 자리에 계신다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의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운전기사는 말할 것도 없죠.”유한민의 마음속에 간신히 자리 잡고 있던 마지막 희망마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할수 있는 거라곤 궁지에 몰려 의술에 대해 아는 거라도 없는 운전기사에게 희망을 건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뿐이었다.“의술을 모른다고? 그러면 방금 어떻게 정확한 카운트다운을
모두가 숨죽인 채 기다리고 있었고 연승우가 카운트다운을 마치자, 다 죽어가던 어린 남자아이가 갑자기 반쯤 일어나 앉아 입을 벌리고 짙은 가래를 뱉어냈다.“으아아앙!”남자아이의 우렁차고 힘찬 울음소리가 수술실에서 오랫동안 메아리쳤다.남자아이가 기적처럼 깨어나자, 무균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감동이 벅차올랐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한달음에 달려가 남자아이를 껴안고 흐느끼며 울었다.“아들, 괜찮아? 너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유한민도 감격스러운 나머지 목이 메었다. 그는 연승우의 손을 붙
잠시 고민 끝에 연승우는 차라리 운전기사가 되어 정체를 숨기려고 했다.연승우는 주가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높은 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대표님, 앞으로 연승우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그러자 주가인이 말을 이었다.“승우 씨, 기사 업무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거예요. 운전 말고도 저의 방패막이 되어주세요. 페이는 걱정하지 마세요, 기존에 약속드린 월급의 2배로 드릴 겁니다.”‘방패막?’연승우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대표님, 무슨 말씀이세요?”주가인이 말했다.“단도직입적으로 알려줄게요.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