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무슨 생각이 난 연승우는 즉시 고개를 돌렸다.맞은편 민가에서 길고 작은 그림자 둘이 먼 곳의 승용차를 향해 줄행랑을 치고 있었다.알고 보니 그들은 맞은편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연승우는 즉시 김이단에게 말했다.“여기서 기다려요.”말을 마치고 연승우는 곧장 두 사람을 뒤쫓아 갔다.속도가 매우 빨랐기 때문에 양측 사이의 거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높은 그림자가 즉시 걸음을 멈추고 연승우를 향해 돌진했고, 낮은 그림자는 계속 도망갔다.연승우는 은침 하나를 빼내 난쟁이 등 가운데 꽂았다. 하지만 상대방은 속도를 줄이지
연승우의 이 한마디에 고성은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여전히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자신의 기록은 찾을 수 있지만 어머니를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는 일말의 환상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찍이 어머니를 외국에 정착시켰다. 연승우도 딱히 서두르지 않았다.고성의 마음속에 있는 마지막 한 줄기의 환상까지 깨뜨려야만 순순히 협조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단 1분도 되지 않아 고성의 전화가 울렸다. 멀리 외국에 계신 어머니의 전화였다.고성은 순간적으로 신경이 곤두선 채 전화를 받았다.“어머니, 왜 갑자기 저한테 전
연수아는 순간 얼굴을 붉혔다.“잘못 기억한 게 틀림없어요. 울면 콧물 흘리던 사람 우리 오빠예요.”“하하!”모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구승재 일가를 안정시킨 후, 연승우는 쉬지 않고 삼강시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 피혼당 원로들에 대한 정보를 간단히 알아봤다. 진희성은 원래 삼강시 지하의 금융 관리인이었다. 나중에 선우 가문의 사람들에 의해 망가진 후, 그가 가장 믿던 부하인 나문우가 반란으로 지하 은행 두목의 자리를 빼앗았다. 진희성을 괴롭히기 위해 심지어 그에게 화장실 청소를 강요하기도 했다고 한다.그의 처지는
갈비뼈가 즉시 골절되면서 나문우는 연이어 피를 토했다.젠장!나문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외쳤다. “이 녀석, 너 죽으려고 작정했냐? 나중에 내가 잔인하다고 탓하지 마!”그는 허리에서 권총을 꺼내어 연승우의 이마를 조준하고 쏘았다.연승우는 피하는 대신 손을 뻗어 이마를 가렸다.이를 보자, 사람들은 놀라 웃었다. 맨손으로 총알을 잡아내려고? 정말 정신이 나간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총소리가 멎은 뒤, 연승우는 여전히 덤덤하게 원위치에서 서 있었고, 몸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이게 무슨 상황인가
안성찬은 차갑게 말했다.“일 처리? 도박하러 온 거 아니고?”연승우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안성찬은 끈질기게 달라붙었다.“대답 못 하는 거 보니까 맞나 보네.”“야, 너 누나랑 재혼하려고 애쓰면서 정작 누나가 힘들 땐, 돕기는커녕 여기서 도박을 해?”“내가 살아 있는 한 두 사람 재혼은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야!”뭐?연승우는 걸음을 멈추고 안성찬을 쳐다보며 물었다.“혜윤이가 위급한 상황에 빠진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시치미 떼지 마! 이 일로 온 동네가 소란스러웠는데 몰랐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흑제는 상황을 연승우에게 설명해 주었다.“주인님, 조작 실수를 저지른 직원 엄철우는 안혜윤 씨가 큰돈을 들여가며 스카우트한 연구원입니다.”“엄철우는 일이 터진 후 실종됐다고 합니다. 이미 행방을 알아보라고 했습니다.”“사건 발생 전, 엄철우가 이안 그룹 대표인 이명박 씨와 여러 번 만났습니다.”“안화 제약에 문제가 생긴 후, 인터넷에서 안화 제약을 일부러 모함하는 댓글이 나타났습니다. 이안 그룹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이안 그룹 이명박 씨가 판을 짠 것 같습니다.”“이명박을 잘 조사해. 특히 선우
“몇십억이나 몇백억을 더 벌어올 수도 있어요.”이춘화가 이 말에 코웃음을 쳤다.“헛소리! 바보가 믿으면 몰라도 난 아니야.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빌려주기 싫으니까 한 소리잖니!”연승우는 안혜윤을 쳐다보며 말했다. “혜윤아, 너도 나 믿지 않는 거야?”안혜윤은 연승우를 실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히트 상품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안화 제약은 십여 년 동안의 연구를 거쳐서야 ‘스카이랜드’라는 히트 상품을 만들 수 있었다.연승우가 말한 히트 제품 처방이 나오기도 전에 회사부터 망할 것 같았다. 그러니
하지만 연승우는 그의 가면을 벗기지 않았다.진실을 알아내기 전까진 적을 놀라게 하면 안 되므로.이춘화는 연승우를 째려보며 말했다.“연승우, 넌 안 가고 뭐 해?”“우리 집엔 남 줄 밥그릇 없다.안성찬도 막무가내로 말했다.“얼른 가. 여기 귀하신 손님 있는 거 안 보여? 방해하지 말고 얼른 가.”연승우는 안혜윤에게 한마디 했다.“혜윤아, 기억해 둬. 세상에 공짜는 없어.”“잘 살펴보고 시비를 가려. 또다시 속지 말고.”이건 분명 이명박이 이유 없이 친절을 베푸는 행위를 놓고 한 말이었다.그걸 알아들은 이춘화와 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