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죽인다고?진아연은 인상을 찌푸렸다.박시준을 미워하긴 하지만 그를 죽일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뱃속의 아이가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게다가 그녀가 죽일 수 있을까?망설이는 진아연을 보며 박우진은 말했다. "지금 삼촌 출장 중이니까 돌아가서 잘 생각해 봐. 아연아, 박시준만 사라진다면 난 너랑 바로 결혼할 거야. 원하는 게 무엇이든 다 해줄게. 우리 사이를 이미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우리를 매우 좋게 생각하고 계셔."박우진의 태도는 매우 절실하고 진지했다.전에 그와 연애할 시기, 그의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했던 그녀였다.하지만 그는 두 사람의 관계를 밝히기를 꺼려했다.지금 그녀는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 중요하지 않다."실패하면 어쩌려고?" 진아연은 그에게 물었다. "죽이고자 한 것을 그에게 들키게 된다면 그가 나를 살려둘 거 같아? 박우진, 예전에도 그랬지만 넌 지금도 여전히 겁쟁이구나. 죽이고 싶으면 네가 직접 죽여. 실패를 감당할 자신도 없으면서 생각만 앞서 나가지 말고!"박우진은 그녀가 거절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실패하지 않을 거야. 독을 사용할 거거든. 넌 독을 넣는 것만 하면 돼. 그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그때쯤이면 할머니가 반드시 충격을 받아 쓰러질 테고 그럼 아빠가 회사를 책임 지실 테니까….""그렇게 쉬우면 네가 하던지! 그는 일주일에 한 번 본가로 가니까 본가에 있을 때 네가 독을 넣던가." 진아연이 제안하였다.박우진은 놀랐다."박우진, 너는 진짜 더 맞아야 돼." 진아연은 그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박시준은 네 삼촌이야. 가족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진아연, 난 그를 삼촌으로 생각하지만 그 사람은 날 조카로 생각하지 않아.""그가 아플 때 그의 변호사를 매수하려고 한 사실이 들통나서 너에게 그런 건 아니고?" 진아연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가 아주 매정한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너처럼 선을 넘은 생각을 한 적 없었어."이 말을 끝으로
"당신 아이를 지우는게 아니니까 당신은 진정할 수 있겠죠!"진아연이 이렇게 흥분한 것을 보고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의사는 급히 태도를 바꾸었다."진 아가씨, 죄송해요. 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앉아서 물 좀 마시고 진정하세요. 다른 사람에게 한번 물어볼게요."의사는 물 한 잔을 따른 뒤, 상사를 찾으러 갔다.약 30분 후에 의사가 돌아왔다."진 아가씨, 혹시 강진이라는 사람을 아나요? 전에 아가씨의 파일을 확인했었다고 하네요." 답을 들은 후 진아연은 병원을 떠났다.강진이 자신을 이렇게 못마땅해 할 줄은 몰랐다!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강진이 대가를 치르게 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진명그룹.진아연은 아버지 사무실에 들어갔다.부회장님이 안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었다."아연아, 오늘 보자고 한 것은 두 가지 일 때문이야." 부회장님은 물을 따르며 말을 이었다. "하준기 측에서 결정을 바꾸겠다고 하더구나. 원래는 투자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2000억에 우리 회사를 인수하겠다고."진아연은 표정이 안 좋은 부회장님을 보며 물었다. "가격이 너무 적나요?" "우리 회사가 정상적일 때 그깟 2000억에 우리 회사를 인수한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야.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하준기가 제안한 가격이 다른 사람보다는 높아." 부회장님은 속상해하며 말을 했다. "사실 회사 인수가 마음 아픈 게 아니라 하준기가 인수 후에 진명의 핵심적인 사업을 바꾼다는 점이야. 간단히 말해서 그는 자율 주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아서 이 사업을 접을게 뻔해...""그럼 왜 사겠다고 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는 우리 회사가 개발한 슈퍼 브레인 시스템을 눈여겨보고 있어. 이 시스템은 쉽게 말해서 인공 지능인데 이것을 가지면 더 이상 운전기사가 필요 없어지게 되는 거야. 동시에 이 시스템으로 로봇, 드론 등과 같은 다른 분야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거든..."진아연이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이 시스템이 그렇게 대단한
"... 비밀번호는 저도 잘 몰라요.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비밀번호를 알려주시지 않았어요." 진아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진준이 죽기 전에 회사에 대해 말한 게 없었고 비밀번호에 대하여서는 더더욱 언급한 적이 없었다.또한 당시 방안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진준이 말을 했더라도 듣는 이가 한두 명이 아니었을 것이다."부회장님, 어머니께 가서 한번 여쭤볼게요!" 진아연이 부회장님에게 말했다. "아버지는 저와 만나고 한두 마디만 하시고 돌아가셨어요. 어머니가 더 많이 아실 수도 있어요."부사장님은 그녀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 이 일은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돼. 이건 우리 회사의 일급비밀이야. 아연이 너는 진 회장님이 임명한 후계자이기 때문에 알려준 거야."진아연은 금고를 보고 알수 있었다.금고를 열려 했지만 열리지 않아서 그녀에게 이 비밀을 알려준 것이라는 걸.은밀하게 금고를 열수 있었다면 아마 안의 내용물을 훔치고 절대로 그녀에게 이 일을 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네,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을게요. 아저씨 외에 또 누가 이 일에 대해 알고 있나요?" 진아연은 부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문을 향해 걸어갔다.부사장은 그 뒤를 따라 문을 향해 걸어갔다."기술자 2명이 있어. 그들은 모두 너희 아버지가 매우 신뢰하고 오랫동안 네 아버지를 따른 사람들이야. 팔게 된다면 우리가 돈을 똑같이 나누는 건 어떠니?" 부사장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다.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먼저 돌아가서 비밀번호를 찾아 볼게요.""그래. 아연아, 내가 노력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아무도 아버지 회사와 우리 팀을 좋게 보는 사람이 없어서 그래. 그들은 우리가 개발한 이 시스템만 원할 뿐이고 우리를 쫓아낼 생각이지. 나 역시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네, 아저씨. 만약 비밀번호가 찾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아연은 부사장님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그녀는 정말로 걱정이 됐다.그녀
장희원은 진아연의 어깨를 다독였다. "넌 그의 딸이야. 널 해치지는 않을 거야. 그와 함께 있었을 때 회사도 막 시작되었단다. 결혼할 때 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그가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도 많은 돈을 가져다주었어. 그런데 네 발목을 붙잡는 일이라면 난 죽어서도 용서하지 않을 거야."......월요일.진아연은 택시를 타고 ST그룹으로 향했다.박시준의 회사에 찾아온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ST그룹 빌딩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고 웅장했다.택시에서 내려 1층 로비로 걸어갔다."안녕하세요. 혹시 약속을 잡으셨나요?" 프론트 직원이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아니요." 진아연은 솔직히 대답하였다. "강진 씨를 만나러 왔어요. 진아연이 찾는다고 전해줄수 있으신가요? 제 이름을 들으면 저를 보러 온다고 할거예요."직원은 진아연을 몇 번 쳐다보다가 홍보부서로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진이 내려왔다.강진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진아연 앞으로 걸어와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아이를 지운지 얼마 안 되지 않았어? 푹 쉬어야 되는 거 아니야?" 강진은 그녀를 비웃었다.오늘 진아연은 메이크업을 해서 안색이 괜찮아 보였다. "강진, 바쁘게도 많은 짓을 했던데. 박시준이 당신과 결혼하겠데?"강진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승리자의 웃음을 보였다. "나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네 곁에는 계속 있지는 않겠지. 진아연, 아이만 지우게 한 것에 대해 고마워할줄 알아야 해. 만약 내가 그였다면 난 널 죽였을 거야.""그래? 역시 불법을 많이 저지른 사람이라 그런가?""그냥 말 몇 마디로 날 화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너 같은 하찮은 꼬맹이들이 돼도 안 하게 말로만 난리지." 강진은 웃으며 차갑게 말을 뱉었다. "상대도 안 되는 것들이."진아연은 변함없는 표정으로 갑자기 다른 것을 물었다. "혹시 박시준 앞에서 공주 드레스를 입어본 적 있어?"강진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입을 열었다. "유치해! 난 공주 드레스 같은 건 안 입어!
금요일 오후.진아연은 이모님의 전화를 받았다."사모님, 오늘 밤에 대표님께서 돌아오신다고 하니까 사모님도 돌아오세요!"진아연은 지난번에 박시준이 강제로 아이를 지우게 한 이후로 계속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알았어요. 그 사람과 결판을 내야겠죠." 진아연은 전화를 끊고 별장으로 향했다.저녁 7시.박시준이 탑승한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했다.그는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검은색 롤스로이스에 몸을 실었다.강진이 이미 차 안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시준아, 내 새로운 머리 스타일 어때?" 강진은 핑크색 공주 드레스를 입고 손가락으로 귀 옆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강진은 그를 놀라게 하기 위해 일부러 차에서 그를 기다렸던 것이다.박시준은 그런 강진의 모습을 보고 얼굴의 여유로움이 사라졌다.온몸의 근육이 굳었고 얼굴은 얼음장같이 차갑게 변했다. 차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졌다.강진은 그의 기분 변화를 느꼈고 불안함을 느꼈다."시준아, 왜 그래? 내 헤어스타일 별로야? 아니면 드레스가 안 어울리는 거야..." 강진은 긴장한 탓에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짜악! 순간 그녀의 뺨으로 따귀가 날아왔다!그리고 엄청난 충격으로 그녀의 몸은 차 문에 부딪혔다."가위!" 박시준은 주먹을 꽉 쥔채 이 두글자를 뱉어냈고,차 문밖 경호원은 명령을 받고 즉시 가위를 사러 달려갔다.강진은 두 손으로 빨개진 뺨을 가리고 구석에 웅크리고 앉았다. 입안에서는 비릿한 피 맛이 났다.그녀는 당황했다.처음이었다.그녀는 10년 동안 박시준 곁에 지켰다. 지난 10년 동안 그녀는 박시준이 이렇게까지 화난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진아연!이 모든 것이 진아연 때문이다!"시준아! 내 얘기 들어봐! 진아연이 나한테 이렇게 입고 이런 헤어스타일을 하라고 알려줬어! 당신을 화나게 하려고 한 건 내가 아니라 진아연라고!" 강진은 박시준의 팔을 붙잡고 울며 설명했다.경호원이 가위를 사서 돌아왔다.박시준은 차갑게 명령했다. "머리랑 드레스! 모
"내일부터 주말이니까 다음 주 월요일에 이혼하러 가요!" 진아연은 이어서 말했다.그녀의 초조한 표정을 본 그는 천천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진아연은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없어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설마 이혼을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이혼을 원한다면서 왜 이렇게 냉담한 태도인 거지.이혼을 강요하기 위해 다시 진아연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내가 바람을 피웠는데도 참을 수 있는 거예요? 내가 당신이라면 나같은 사람은 절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무조건 이혼해야 맞는 경우가 아닌가요! 그렇지 않으면 평생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생각에 참을 수 없을게예요!"박시준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깊은 눈으로 그녀가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강진과 만났나 보네요? 화가 많이 났을 거 같은데? 화내세요! 제가 그렇게 하라고 알려줬으니까요! 그저 당신을 화나게 하기 위해!"진아연은 더욱 그를 자극 했다.이모님이 옆에서 들으면서 심장이 떨려 죽을 거 같았다.진아연아 정말 죽고 싶은 건가?아이를 지워서 충격을 먹은 건가?계속 이렇게 나가면 박시준이 그녀를 죽일 수도 있다.이모님은 어쩔 수 없이 말을 꺼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이렇게 얘기하신 건 다 홧김에... 너무 슬퍼서 그러신 거 같아요... 결혼하고 나서 계속 집에 있으셨어요. 결혼 후 항상 최선을 다하셨다고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박우진 씨와 연락 하지 않으셨어요."진아연은 다급해서 얼굴까지 빨개졌다. "이모님은 그만 들어가서 쉬세요! 이건 저와 이 사람 사이의 문제에요. 제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이모님은 그래도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대표님을 화나게 하지 마세요! 사모님께 도움 될 게 하나도 없어요! 사모님, 제 얘기를 듣고 대표님에게 얼른 사과하세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실 거예요."진아연은 고집을 부렸다. "저는 그 사람의 용서를 바라지 않아요. 이혼만 원하고 있어요." ......박시준은 독수리처럼
주말.진아연과 부회장은 회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아연아, 빨리 금고를 열어야 해. 하준기 쪽에서 계속 우리에게 회답을 재촉하고 있어. 그에게 진실을 말할 수는 없잖아. 그렇다고 감히 거짓말을 할 수도 없고... 손에 쥐고 카드가 없으니 원!"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젯밤에 아버지께서 비밀번호로 사용할 만한 숫자 몇 개를 적어 봤어요. 문제는 비밀번호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예요."부회장은 그녀에게서 메모지를 받아 적힌 숫자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어디 한번 입력해 보자꾸나."두 사람은 비밀통로로 들어가 금고 앞에서 숫자를 조합해 하나씩 시도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일은 생각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수없이 실패를 거듭하자, 아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왕은지는 알고 있지 않을까요? 우리 집 도어록 비밀번호가 아버지와 왕은지의 생일을 조합한 거예요. 아버지가 아프시기 전에 왕은지에게 엄청 잘해주셨죠."부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왕은지가 우리 새 시스템의 가치를 알았다면 이미 챙기고 떠났겠지."아연은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금고 안에 있는 물건 말인데요. 혹시 이미 누군가가 가져간 건 아니겠죠?"그 말을 들은 부회장의 표정은 순식간에 크게 바뀌었다. "절대 그럴 리 없어! 여기에는 전용 CCTV가 있어. 매일 지켜봤는데 우리 말고는 아무도 온 적 없어.""그래요? 비밀번호 없이 이 금고를 열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요? 메모지에 적은 이 숫자들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데."부회장은 생각에 잠긴 듯 방안을 왔다 갔다 하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완전히 열 수 없는 건 아니야. 비밀번호가 없다면, 금고를 부술 수밖에 없지. 다만 금고를 부수면 안에 들어있는 것도 파괴될 수 있어. 리스크가 꽤 크지."진아연은 대답하지 않았다.부회장이 다시 말했다. "좀 더 생각해 보자! 정말로 열 수 없을 경우에 최후의 수단으로 금고를 부수도록 하자."진아연은 무언가를 생각하며 답했다. "네.""아연아, 너
부회장은 왕은지에게 사진을 보낸 후 오늘은 비밀통로에 계속 남아있기로 했다. 왕은지가 의외의 선물을 가져다 줄지 모르니까.만약 왕은지가 올바른 비밀번호를 제공한다면 아연을 바로 아웃시킬 예정이었다.그녀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도록.약 30분 후 왕은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당신들이 시도했던 비밀번호 외에 나도 더 그럴듯한 숫자 조합이 생각나지 않아요. 하지만 적힌 걸 보니 장희원의 생일은 주민등록증에 있는 생일이더군요. 장희원의 진짜 생일은 주민등록증과 달라요. 진짜 생일 날짜로 바꿔서 하나씩 시도해 보세요.""알겠습니다!"두 시간 뒤...딸깍 소리와 함께 금고 문이 열렸다.왕은지의 추측이 맞았다. 장희원의 생일은 주민등록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일을 사용했어야 했다.진준이 설정한 비밀번호의 앞 세 자리는 장희원의 생일이고 마지막 세 자리는 아연의 생일이었다.정확한 비밀번호는 이 비밀통로에 있는 유일한 가족사진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그것은 진준이 그들 모녀를 생각하던 마음과 보상이었던 것이다.부회장과 왕은지는 그동안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금고가 열리는 것을 본 왕은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진준. 이 나쁜 자식! 나랑 그렇게 오랫동안 같이 있었는데! 금고 비밀번호는 장희원과 진아연의 생일로 설정해?! 젠장, 그이가 죽지만 않았다면 기필코 한바탕 싸웠을 거예요!"금고를 연 부회장은 흥분하여 손이 떨렸고 눈에서는 빛이 났다.왕은지의 불평 따위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금고는 두 겹으로 이루어져있었다.밖은 암호식 자물쇠였고,안은 열쇠 혹은 얼굴인식을 통해 열수 있도록 되어있었다.열쇠는 비밀통로에 있었고 부회장과 다른 두 기술자는 그 위치를 알고 있었다.부회장은 열쇠를 꺼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하지만...크나큰 금고 안은 텅 비어 있었다.그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던 것이다!먼지 한 톨 없이 깨끗했다."씨X! 이게 뭐야?!" 부회장은 자기도 모르게 주먹으로 금고를 내리쳤고, 몰려오는 고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