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가 눕자마자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자요?” 소남이 물었다.원아는 일어나서 방문 쪽을 향해 말했다.“대표님, 아직이요. 무슨 일 있으세요?”소남은 잠시 침묵했다. ‘원아가 문을 열지 않는 것을 보면, 날 경계하는 것 같아.’ 그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난 그냥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도 원아는 여전히 이렇게 경계하고 있어. 마치 그동안 함께 보낸 날들이 모두 의미 없는 것처럼...’“내일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러 왔어요.”소남도 계속 문을 열어달라고
“이 개자식이 지금 잠이 와?”“왜 잠이 안 와? 다 너 같은 줄 알아? 한밤중에 할 일이 없으니까 달려와서 미친 짓을 하고 있어!”“내가 미쳤다고? 남궁산, 네가 한 일을 봐!” 레이는 종이 한 묶음을 남궁산의 얼굴에 던졌다.저녁에 가정부가 레이에게 전화를 해서 비비안이 거기에 있는지 물었다.레이는 가정부의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는 비비안이 별장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자기 부하들을 보내 찾기 시작했다.그러나 비비안은 차를 몰지 않았고 핸드폰도 꺼져 있어 비비안이 있는 위치
비비안이 서명한 것은 자기의 풀 네임이었다. 더욱이 남궁산은 이것이 비비안의 서명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의 손글씨는 우아했고, 그렇게 가벼운 힘으로 멋진 필체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남궁산은 문득 깨달았다. 비비안은 외모만 별로일 뿐, 다른 면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것을. 하지만 외모가 그에게는 너무나 중요했다.레이는 말은커녕 다른 표정도 없이 생각에 잠긴 남궁산의 모습을 바라보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제 만족하냐?”한눈에 재빨리 이혼 합의서를 훑어보면서 남궁산은 속으로 놀랐다. ‘그 못생긴
‘남궁산 이놈은 참 운도 좋네. 이전에 소남 형님의 도움도 받았고, 지금 내가 이놈을 죽이지 않은 것도 다 소남 형님의 체면을 생각해서 참은 거니까!’‘남궁산, 너 기다려! 언젠가는 내가 소남 형님께 이번에 도와준 은혜를 갚고, 반드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때는 너와 우리 누나가 아무런 관계도 없을 테니, 내가 사정을 봐주지 않아도 할 말이 없겠지!’...침실 안.남궁산은 몸을 구부려 이혼 합의서 두 부를 주웠다. 다시 똑바로 섰을 때 실수로 허리의 상처를 건드려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이전에 내가 레이와 싸웠는데도
더군다나 이 별장이 없어도 남궁산에게는 돈이 있다.이 몇 년 동안은 레이와 비비안에게 갇혀 있었지만, 남궁산은 여전히 일을 맡고 있었다. R국에는 외부 지원이 필요한 문제를 처리하는 지하 조직이 많았고, 그의 뛰어난 실력 덕분에 빠르고 정확하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을 찾는 일에 있어서는 그는 많은 인맥이 없었고, 비비안 같은 못생긴 여자를 찾는 데에는 귀찮아서 직접 나서기 싫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남궁 사장님은 역시 화끈하시는군요. 제가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전화기 너머
“대표님, 제가 아침을 가져다 드릴게요.”“네.” 소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R국에서는 지금의 시간은 아직 이르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국내 시간에 익숙하기에 이미 좀 배가 고팠다.원아는 그를 위해 준비한 아침을 들고 다가와 말했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가 모두 이쪽 식재료라서 서양식 아침을 만들어봤어요.”“괜찮아요.” 소남은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느릿느릿 먹었다. 원아가 만든 아침이면 그는 모두 맛있게 먹는다.왜냐하면, 그녀가 한 거니까.두 사람이 아침을 먹는데 객실의 초인종이 울렸다.“동 비서님인지 보고 올게
“좀 이따 할게요. 지금 시간이면 아마 남궁산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소남은 시간을 한번 보고 말했다. 레이는 비비안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남궁산은 그렇지 않을 테니, 지금쯤이면 남궁산은 아직 침대에 누워 자고 있을 것이라고 소남은 확신했다.레이에게 직접 묻지 않고 남궁산에게 물어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비교를 해보면, 소남은 남궁산과는 레이보다 사이가 더 좋으니 말할 때도 좀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아는 그의 그런 계획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남이
‘하긴, 나와 염 교수님은 정말 우연히 여기에서 만난 거구나.’비비안은 눈을 들어 원아 뒤에 있는 병원을 한 번 보았다.‘설마 염 교수님은 진찰을 받으러 온 건가?’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서, 비비안은 바로 말했다.“염 교수님, 제가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혹시 비비안 씨의 행방을 레이 사장님에게 알리지 말라고 부탁하려는 건가요?” 원아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네.” 비비안은 고개를 끄덕였다.“가능하지만 저도 조건 하나가 있어요.”원아가 말했다. 비비안이 호텔에 숨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