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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진우는 식사를 마치고 8성급 호텔에서 걸어 나오는 길에 뒤에 있는 호텔 입구를 바라보았다. 진주와 몇몇 직원들이 인사를 하며 진우를 배웅하고 있었다. 그 순간, 진우는 세상이 정말 멋지다고 느꼈다.

'최제인이 누구람?'

'내가 원한다면, 나는 지금 당장 하렘을 가질 수도 있어.'

진우는 다음에 뭘 할지 생각했다.

당연히 그는 집을 사기로 했다.

진우는 더 이상 기숙사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한 방을 네 명의 남학생이 사용하는데 지금은 두 명만이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다른 두 명은 여자친구와 캠퍼스 밖에 있는 방을 빌려 지내고 있었다.

게다가, 남은 룸메이트 또한 그의 여자친구를 미친 듯이 사랑하고 있었고 그 또한 이사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진우는 처음에 제인과 캠퍼스 밖에 있는 집을 빌리고 싶었지만, 제인은 그가 무슨 말을 해도 거절했다.

제인이 한재석과 잠자리를 같이 하는 것을 생각하자, 진우는 너무 괴로웠다.

'망할, 그때 그냥 한대 후려갈겼어야 했는데. 그 자식이 모든걸 얻게 둬 버렸어.' 진우는 마음속으로 저주했다.

그 순간, 진우의 구질구질한 중고 전화기가 울렸다.

그는 발신자 번호를 보고 룸메이트인 영호에게서 온 것임을 알았다.

영호는 여자친구와 생활을 같이 하기 위해 이사를 갔지만, 영호와 진우는 1년 넘게 함께 지냈기 때문에 여전히 매우 친했다.

게다가, 기숙사 임대료와 수업료는 함께 내도록 되어 있었다. 비록 그가 캠퍼스 기숙사에 머물지는 않지만, 이미 기숙사비를 지불했기 때문에 아무도 영호 방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때때로 그들의 기숙사 방으로 가서 게임을 하곤 했다.

진우가 전화를 받았다.

"이진우, 어디야? 우리 셋 의무실에 왔는데 강미주 선생님이 너 갔다더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었어, 바보 같은 짓 말고.. 맘 편히 가져! 새로운 만남을 위해서 옛 여자는 잊어야지! 기분 좀 나아지면 소개팅 해줄게! 더 좋은 여자 찾아 볼게!" 영호의 불안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진우는 그 말을 듣고 위안을 느꼈다. "야, 뭔 생각 하는 거냐? 내가 왜 그렇게 멍청한 짓을 하겠어, 걱정하지 마. 곧 돌아 갈게.

"진짜야?"

"어 진짜!"

"지금 어디에 있어? 우리가 거기로 갈게."

"됐어, 나 벌써 집에 왔어. 걱정하지마. 2, 3일 후에 돌아 갈게"

"진짜지?"

"그래 임마 진짜지!"

"돌아가서 좀 쉬는 게 너한테 좋아. 네 옆에 있는 사람들이랑 사랑하는 가족들을 생각해라."

"알겠어, 나 그렇게 바보 아냐. 걱정 마! 그만 끊는다!"

강서역 인터내셔널 레지던스.

이곳이 강서지방에서 가장 비쌌다.

평방미터당 평균 가격이 2억대부터였다.

물론, 입지조건 또한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강서역 인터내셔널 레지던스는 전체가 한강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출구는 하나뿐이었고, 나머지 3개 면은 모두 강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래서, 경치가 끝내줬다.

이곳에는 6개의 동이 있었고, 각각 38층 높이의 건물들이었다. 가장 작은 곳이 200평방미터였고 가장 넓은 곳은 천 평방미터나 되었다.

이곳은 진짜 부자들이 모이는 장소였다.

주차장 곳곳에 고급차들이 주차되어 있어서 수백만 원도 안 되는 차를 몰고 다니기엔 민망한 수준이었다.

진우는 강서역 인터내셔널 레지던스의 쇼룸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가 로비에 들어갔을 때, 그곳은 비어있었고, 영업사원 5~6명이 모여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영업사원들은 진우를 보고도 아무도 진우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강서역 인터내셔널 레지던스는 3년째 판매 중이었지만 너무 비싸서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었다. 한 평방미터만 해도 수천만 원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그런 비싼 집을 살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레지던스가 팔리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집을 보러 왔다. 그곳을 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지난 2년 동안 레지던스를 구매했다. 이런 비싼 레지던스를 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살 여유가 없었다.

레지던스가 팔리기 시작했을 때 이곳에서 일했던 직원들 대부분이 이미 그만둔 상황이었다. 많은 직원들이 수억을 호주머니에 챙기고 그만뒀다.

결국, 한 계약만 성사시켜도 수천만 또는 심지어 수십억을 버는 것이었다. 사원들은 수수료만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수수료가 0.001%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로 늘었다. 하지만, 지금은 웬만한 계약도 성사되기가 매우 어려웠다.

직원들 대부분이 기본급은 보장 받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었다.

영업직원들이 진우를 보았을 때, 그의 옷차림을 보고는 집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은 진우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잡담을 계속했다.

진우는 순간 약간의 어색함을 느꼈다. 잡담을 떠는 직원들은 분명히 그를 무시하고 있었고 프런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진우는 궁금한 게 있어도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진우가 2~3분 동안 서 있자 26~27세 정도의 젊은 여성이 전시장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

김지혜는 지난 달 강서역 인터내셔널 레지던스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그녀의 삼촌이 사장에게 3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주었기 때문에 그녀는 겨우 합격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작은 시골 출신이었다. 그녀는 이런 고급스러운 곳에 와서 집을 판다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단 한 명의 고객도 얻지 못했다.

그녀는 지난 한 달 동안 집을 보러 온 고객의 수를 두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손님들이 문으로 들어오면, 오래된 직원들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싸우곤 했다. 기존 직원들은 지혜에게 전혀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곳에서 일한 지 한 달이 넘도록 한 채도 팔지 못했다.

오늘, 지혜는 화장실에서 나오는 순간 로비에 서 있는 자기 또래의 젊은 남자를 발견했다. 기존의 선배 직원들이 그를 무시하는 것 같았기에, 그녀가 그에게 걸어갔다.

"선생님, 집을 보러 오셨습니까?" 지혜가 진우에게 걸어가서 물었다.

"네!" 진우가 대답했다.

지혜는 감격했다. 마침내, 집을 볼 고객을 데려 올 기회를 얻었다.

"어떤 종류의 집에 관심이 있습니까, 선생님?"

"어떤 타입이 있나요?"

그리고 나서, 지혜는 진우에게 집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려주었다.

현재는 건물에 빈방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기에 진우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결국, 진우는 시내 부근의 22층에 있는 500평방미터의 펜트하우스를 골랐다.

지혜는 프런트 데스크에서 열쇠를 가져갔고 그들은 방을 보러 갔다.

두 사람이 자리를 뜨자마자 로비에 있던 직원이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 남자 정말로 레지던스를 보러 왔던 거야? 옷도 싸구려를 입고 있고, 내가 보기엔 돈도 없어 보이던데, 그가 어느 방을 보는지 알 게 뭐야?”

"응, 저 남자가 1평방미터를 사려면 아마 평생 열심히 일해야 할걸. 김지혜 같은 신참만이 저런 손님과 방을 보러 가는 거지, 완전 시간낭비 아니냐?"

"저 남자 촌놈일 수도 있어, 이곳의 집값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할 거야. 저 사람 가격을 알게 되면, 겁에 질릴 지도 몰라, 하하!"

"그래, 얼마나 바보 같을지 구경해보자"

두 시간 후, 진우와 지혜는 쇼룸 로비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로비 쪽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나서, 지혜는 진우에게 차 한 잔을 가져다 주었다.

"손님, 방금 보신 장소에 만족하십니까?"

지혜가 진우의 맞은편에 앉으면서 물었다.

"딱히요.. 시내 부근의 위치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중앙 건물에 방이 있나요?"

진우는 중앙 건물의 위치가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그는 집을 사고 싶었고, 가장 좋은 집을 살 작정이었다. 어쨌든 그는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손님. 제가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지혜는 태블릿을 들고 진우를 찾기 시작했다.

"고객님, 중앙 건물의 위치가 가장 좋기 때문인지, 단 한 개의 방만 남아 있습니다. 꼭대기 층에 있고 큰 로프트 형식의 펜트하우스입니다. 1번가 37층과 38층을 차지하고 있고, 1번가에서 가장 좋은 방입니다. 다만… 총 면적이 1300평방미터여서 가격이 꽤 비쌉니다. 그래서.. 이 방은 딱히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 그럼 그 방 볼 수 있나요?" 진우는 심지어 가격도 묻지 않았고 즉시 그 방을 보고 싶어했다.

"네, 하지만…"

"좋아요, 그럼 갑시다!" 진우가 바로 말했다.

지혜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네, 손님. 제가 열쇠를 가져오겠습니다."

지혜가 열쇠를 가져오고 두 사람이 방을 보러 가려는데, 멀리서 선배 직원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지혜 씨, 1번가에서 최고 비싼 방을 보러 가나요?" 그녀는 그들과 더 가까웠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네, 영주 씨."

"지혜 씨, 당신에게 뭐라고 하고 싶진 않지만, 1번가에서 가장 좋은 방이란 건 말할 것도 없고, 들르는 모든 사람들이 여기 방을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거기 내부는 해외에서 온 매우 유명한 디자이너에 의해 디자인 되었잖아요. 만약 어떤 피해가 발생한다면 누가 그걸 보상하겠어요?”

"알고 있어요. 영주 씨, 조심하겠습니다!"

"지혜 씨, 아직 초짜라 여기 규칙을 모르나 본데,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안목이 필요해요, 저 남자 좀 봐요. 여기 방을 살 여유가 있는 사람처럼 보여요?"

이영주가 진우를 정면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영주 씨 전 진우 고객님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요."

"하아, 당신이 내 말에 동의 안 하면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지혜 씨가 나온 후엔 바닥을 닦아야 해요! 절대 발자국을 남기지 말아요, 알겠어요?"

"알겠습니다"

지혜는 대답을 한 뒤, 진우와 1번가 최고의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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