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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장

온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양양씨는 과거를 잊고싶은 게 아니라 운명을 받아들인 거 같네요. 아무거나 맛있는 메뉴로 두개 주세요. 점심 때 밥 먹을 겨를이 없었어요. 양양씨가 떠나고 나서 저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다 혼자 해야 되거든요. 지금 가게에 손님도 없으니까, 이따가 와서 앉아서 얘기 좀 나눠요. 나도 그냥… 사람이랑 얘기 좀 하고 싶어서요.”

  서양양은 고개를 끄덕였고, 주방에 들렀다가 다시 나온 뒤 온연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언니, 오늘 기운이 별로 없어 보이시는데, 무슨 일 있으셨죠? 제가 너무 갑자기 사라졌다고 절 탓하지 마세요, 언니 때문이 아니라 제 문제였어요…”

  온연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탓한 적 없어요. 내 일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어요. 얘기 꺼내면 마음이 힘들기도 하고요. 잘못되면 목정침씨가 저랑 이혼할 거 같아서요…”

  서양양은 놀라서 물었다. “이혼이요? 왜요? 두 분 원래 사이 좋지 않으셨어요? 남편분께서 다른 여자 생기신 거예요?”

  온연은 어깨를 들썩였다. “아니요, 원인은 저한테 있어요. 제가 그 사람 몰래 옛날 대학 동기한테 큰 돈을 빌려줬는데, 그 친구가… 저를 좋아했거든요, 저도 마음이 있었고요. 그거 때문에 목정침씨가 그 친구를 몰아붙여서 몇 년 동안 해외에서만 살게 했고, 제가 돈을 빌려준 건 단지 죄책감 때문이었어요. 그래도 그 사람이랑 상의했어야 했는데, 동의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죠.”

  서양양은 떠보듯이 물었다. “그 친구분이 예전에 언니가 말했던 ‘첫사랑’이죠? 어쩐지, 이 일은 저도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감정에 대해 잘 몰라서요. 이렇게 이혼하는 것도 너무 오버스러운 거 같은데, 저는 이혼 안 하실 거 같다고 생각해요. 너무 속상해 마세요.”

  온연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속상해한 적 없어요, 이혼도 제 동의가 필요한 거잖아요? 난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그럼 그 사람이 별 수 있겠어요? 처음에 결혼도 그 사람이 협박해서 사인했고, 지금와서 이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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