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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1장

새벽 3시가 넘은 해성의 길거리엔 아무도 없었지만 네온사인이 다 켜져 있었다. 그는 해성의 이런 경치를 처음 보는 게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오늘 저녁이 평소와 다르다고 생각했다.

  예가네로 돌아온 뒤, 어르신의 안방에 들어가자 그 교활하고 성격이 더러운 어르신은 다시는 그를 괴롭힐 생각이 없는 것처럼, 조용히 침대에 누워서 숨을 쉬지 않았다.

  그는 침대 앞에 서서 아무 소리 없이 30분 넘게 서 있다가, 두 다리가 점점 아파서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택은 병원에서부터 그를 집으로 데려다 줬고, 그가 가만히 서 있는 걸 보고 당연히 다리가 버티지 못 할 거라고 생각해 참지 못 하고 말했다. “도련님, 너무 오래 서 계시지 마세요. 아직 다리가 완전히 회복되신 상태가 아니라 나중에 후유증이 생기실 수도 있어요.”

  예군작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공지하고 뒷 일 처리해, 최대한 거창하게. 노인네가 한 평생을 빛나게 살았으니 죽었을 땐 어둡게 죽을 수는 없잖아.”

  아태은 대답을 한 뒤 뒤돌아 나갔다.

  예군작은 의자를 가져와서 앉은 뒤, 어르신이 침대 맡에 둔 서류 봉투 위로 시선이 향했다. 그는 바로 열어보지 않고 줄담배를 핀 뒤, 그제서야 용기를 내어 서류 봉투를 열었다.

  그가 예상한 건, 어르신이 죽기 전에 그가 진짜 예군작인 걸 알고 예가네 소유인 것들을 그에게 남겨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문서의 내용을 본 후 자신이 잘 못 생각했다는 걸 알았다. 오후에 어르신은 자신의 유일한 바램이 그가 국청곡과 잘 사는 것이라고 했고, 과거의 자신을 잊고 지금의 자신만 기억하라는 말이 생각났다. 어르신은 그래도 아무리 어쩔 수 없었어도 속으로는 그를 진정한 예군작이라고 생각했었다…

  문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봤을 때, 그는 웃었다. 역시 교활한 여우는 최후의 수단을 남겨두었다.

  어르신은 자신의 이름으로 되어 있던 대부분을 국청곡과 막 태어난 아이에게 주었고, 이렇게 되면 그는 더 쉽게 국청곡과 이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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