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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배인호가 수상하다

이 포인트에서 나는 배인호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다는 걸 알아챘다.

나는 테이블에서 사진첩을 들어 올려 그가 보는 앞에서 아무렇게나 몇 장 펼쳐보더니 그에게 캐물었다.

“그럼 왜 아직도 이걸 남겨두고 있어요? 인형이라도 찔러서 나를 저주하게요?”

배인호는 내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지금 바로 버려도 돼. 하찮은 것들이라 처리하기 귀찮았을 뿐이야.”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내 손에서 사진첩을 뺏더니 내가 보는 앞에서 창문으로 내던졌다.

“인호 씨!”

나는 화가 치밀어 올라 소리를 질렀지만 배인호는 못 들은 척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미 처리할 건 다 처리했어. 이제 가도 돼. 내일 결혼 준비해야지. 시간 맞춰서 참석할게.”

그는 마치 승리를 거머쥔 것처럼 오만한 표정이었고 말투도 대수롭지 않아 보였다.

나는 치솟아 오르는 화를 꾸역꾸역 참으며 최대한 냉정하게 그와 얘기를 나눠보려고 했지만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배인호의 핼쑥해진 얼굴을 보았다. 미간을 찌푸린 게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나는 걱정이 앞서 물었다.

“왜 그래요? 혹시 어디 아파요?”

“아니, 그냥 너를 보는 게 힘들어서 그래. 빨리 집에서 나가줄래?”

배인호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하지만 말투는 여전히 날카로웠고 더 얘기할 기회를 주지 않고 내쫓기 시작했다.

“아픈 거 맞잖아요. 혹시 다른 후유증 남은 거 아니에요? 지금 병원에 데려다줄게요.”

나는 손을 내밀어 배인호의 휠체어를 밀려고 했지만 배인호가 내 손을 쳐냈다.

그는 살짝 충혈된 눈으로 나를 돌아봤다. 그 모습이 마치 다친 야수와도 같았다.

“건드리지 마. 나 이제 너 필요 없어. 지금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 줘.”

나는 당연히 순순히 갈 리가 없었다. 분명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게다가 냥이도 지금 곁에 없었다. 아까 내가 들어올 때 임원희도 어디로 갔는지 없었다. 빈이는 학교에 있을 것이다. 하여 지금 집에는 배인호 혼자였다. 그러다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큰일이었다.

“허지영, 눈치 챙겨. 넌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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