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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순리에 따르다

내 질문에 배인호의 부모님은 서로 눈빛을 마주하더니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다.

나는 도저히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나 또한 이미 명확히 내 의사를 밝혔고, 배인호만 자존심을 내려놓는다면 그와 모든 일을 함께 맞설 수 있는 상태였다.

“지영아, 우리가 너를 안 알려주는 게 아니라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고충이 있어서 그래. 인호한테 좋은 결과만 생기면 반드시 널 다시 찾아올 거야. 그러니 우릴 한 번만 믿어주면 안 되겠니?”

김미애가 어쩔 수 없는 듯 답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런 대답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았고, 내 태도 또한 차가워졌다.

“그러면 두 분의 뜻은 만약 인호 씨가 회복이 안 되면 저 찾아오지 않을 거란 뜻인가요? 그래요?”

내 대답에 그 둘은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내 말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를 때쯤, 빈이가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제발 아저씨 다시 찾아줘요. 지영 아줌마는 아저씨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요!”

이렇게 어린아이도 다 아는 사실을 왜 배인호만 모를까?

나는 배인호가 나를 믿지 못해 내 감정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배인호의 부모님이 빈이의 손을 잡더니, 빈이의 말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되물었다.

“빈이야, 우리랑 같이 서울로 돌아갈까?”

그 말에 빈이는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빈이는 여기에 남고 싶은 듯했지만, 배인호 부모님에 대한 정도 있기 때문에 아주 난감해 보였다.

배인호의 부모님도 빈이의 그 고민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빈이를 입양하고 싶어 하는 거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전에는 내 조건이 그걸 용납하지 않았을 뿐이고, 배인호가 해외로 가서 빈이의 양육권을 뺏어온 거 또한 나를 위해서이다.

지금은 배인호가 나를 피하며 만나려 하지 않으니, 가정부가 빈이를 돌봐줄 수밖에 없고, 빈이 또한 분명히 나를 찾아올 것이다.

하여 내가 그들에게 답했다.

“빈이는 그냥 여기 남겨두고 두 분은 인호 씨만 신경 쓰세요.”

끝까지 견지하려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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