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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더욱 중요한 일

나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거리는 조금 한산하지만, 이미 부근 가게에서는 곧 다가오는 새해 분위기로 가득했다. 나는 방금까지도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설날에는 남편이 옆에 있고, 아이들 또한 아빠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행복하고 활기찬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배인호가 이렇게 빨리 내 눈앞에 나타날 줄이야. 게다가 몸의 건강도 잘 회복되었는데, 일단은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잘 모르겠다.

배인호는 운전하여 나를 우리집 문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그 시각, 시간도 이미 늦은지라 엄마와 아빠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분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바로 걸어 나와 확인했다.

“지영아, 왜 이렇게 늦게야 왔어?”

엄마가 걱정되는 듯 나에게 물었다.

그러고는 왠지 익숙한 듯한 이 차를 바라보시더니 그 자리에서 멈칫했다. 이윽고 배인호가 차에서 내렸고, 내 엄마와 아빠를 보았을 때의 그 표정은 다소 불안함과 죄책감이 가득해 보였다.

“아저씨, 아주머니.”

“배인호?”

엄마는 배인호가 여기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 깜짝 놀라 하셨다.

아빠도 그 뒤에 서서 입을 살짝 벌리신 채 다소 놀라신 듯 보였다.

두 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뒤, 배인호에게 불친절한 태도가 아닌 오히려 웃어 보이며 그에게 물었다.

“이젠 다 나았어? 나으면 된 거야. 얼른 들어와라!”

그러면서 두 분은 우리를 데리고 거실로 들어갔다.

로아와 승현이는 이미 잠에 든지라 그 시각 거실은 아주 조용했다. 아빠는 소파에 앉은 채 무의식적으로 담배를 꺼내 물으셨지만 바로 엄마에 의해 제지당했다. 앞서 크게 아프셨기에 현재 아빠에게 있어 담배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윽고 엄마는 배인호에게 뜨거운 차를 따라준 뒤 아빠 옆에 가서 앉으셨다. 그러고는 나와 배인호를 번갈아 보며 다소 혼란스러워 보였다.

비록 배인호를 받아들이기로 한 건 맞지만, 배인호가 나를 한동안 피하며 나에게 상처를 주었기에 그들은 여전히 배인호에게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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