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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번외: 첫 만남

“허 시장님, 안녕하세요.”

“배 회장님, 오랜만이에요. 어서 편히 앉으세요.”

배씨 가문 뒷정원, 정교하게 조각된 돌 탁자 위에 예쁜 다과와 찻잔들이 놓여 있다.

아직 5월이라 햇살은 강렬하지 않지만, 눈부시기 그지없이 정원 구석구석을 밝게 비추고 있다.

허지영은 처음으로 부모님을 따라 배씨 가문에 손님으로 오게 된 것이다.

이번 만남이 성사된 이유는 배씨 그룹에서 A시에서 진행될 큰 공사에 투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허지영의 아버지인 허수종은 A시 시장으로서 자연스레 이번 공사를 중요시 여겨 자세한 얘기를 나누려고 온 것이다.

인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허지영은 긴장한 학교생활에 다소 조급함이 없지 않아 있는데, 기분도 전환할 겸 긴장감도 풀 겸 부모님을 따라 나온 것이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허지영은 종종 부모님을 따라 연회에 참석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평생을 함께할 남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허지영은 부모님 곁에 얌전하게 앉아 부모님과 배씨 그룹 회장님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때 누군가의 모습이 시야에 천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레이 후드티에 청바지를 맞춰 입은 그의 옷차림은 심플하기 그지없지만, 눈부신 외모에 절로 황홀해졌다.

심플한 옷차림에 도도하고 염세하는 듯한 소년의 얼굴이 더해지니 천지가 뒤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허지영은 그렇게 넋을 잃은 채 어두운 곳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소년을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미친 듯이 나대는 심장을 간신히 부여잡았다.

소년의 정체는 바로 배인호이다. 허지영이 자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반한 대상이기도 하다.

“인호야, 아저씨께 인사드려.”

배건호는 배인호를 불러와서 허씨 가문 일가족에게 인사를 하게끔했다.

이에 배인호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고 허수종 일가족을 바라보며 서먹서먹하게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허수종은 준수한 소년을 바라보면서 흐뭇한 듯이 인사치레하기 시작했다.

“그래, 오랜만이구나. 근데 이 시간에 왜 집에 있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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